세상에는 적당히라는 단어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리저리 구른 탓일까, 몸은 성치 못했고 정신은 혼미하기 딱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혼란스러웠던 건 아무래도 자신의 얼굴과 쏙 닮은 얼굴로 부르는 이름 때문이렷다. 저 녀석도 그렇고 처용도 그렇고. 상당히 이상한 부분이 많았다. 평소에 처용이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장난을 많이 치긴 했으나 이렇게까지 하지 않는 녀석이었는데. 그래서 더 이상했다. 뭐가 문제일까. 사실상 따지고 보면 이제 처용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제일 궁금한 건 자신의 얼굴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서 진이의 뒤에 숨어있는 녀석이었다. ' 랑, 랑...? 무슨 이름이 그래? ' 거기다 처용과 저 녀석이랑 있을 때, 처용이 자신을 돌려보내려고 할 때 말이다.그때 저 녀석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