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285

[HL/드림/240412] 프로가 감정을 깨닫는 방법

에리는 대본을 보며 영화를 찍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액션배우였기에 거의 찢어진 옷을 입고 다친 분장을 하고서 연신 중얼거렸다. 대본을 읊조리고 있는 듯 했다. 중얼거리며 눈앞에 있는 대본 속 대사들을 달달 외우기 시작했다.그런데 그 순간 커다란 굉음과 함께 눈이 아플 정도로 밝은 빛이 현장을 감쌌다. 순식간에 석화되어 돌이 되어버린 에리는 아슬아슬하게 끊어질 것 같은 의식 속에서도 눈앞에 있는 대본을 읽었다. ' 나는... 난, 프로야...! ' 에리는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대본을 읊었다.아득해지는 정신을 겨우 붙잡으며 대본을 읽고, 잠시라도 멈추는 순간 다가오는 일말의 죽음에 벗어나고자 겨우 정신을 붙잡았다.그렇게 10년이 흐르고, 20년이 흘러 얼마나 많은 세월을 보냈는지.시간이 얼마나 흘렀을..

에덴로즈 타입 2025.02.07

[GL/드림/240313] 잊혀진 과거의 이야기

※무기미도 이야기이며 해당 이야기는 작품이 시작되기 전의 IF입니다※    서늘하게 차가운 바람과 흐느끼는 감정처럼 낮게 가라앉아 시야를 방해하는 먼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폭발음이 멈추지 않고 계속 들려왔다. 쿵쿵 울리는 소리 때문인지 머릿속이 웅웅울리고, 땅이 흔들리는 지진으로 인해 눈앞의 초점까지 흔들려서 중심조차 제대로 잡기 힘들 정도였다.습격자들에 의해 공격을 받는 건 일상과도 같은 일이어서 힘들지 않았다.다만 평소보다 보급이 늦어지고, 지원도 거의 없다시피 한 탓에 습격자들과의 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추세였다.이대로 가다간 방어벽이 뚫리는 건 시간문제였고, 그로 인해 습격자들이 안으로 들어와 난장판으로 만드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 젠장...!! "" 국장님...! 여기에 와주셔야 할 것 같..

에덴로즈 타입 2025.02.06

[BL/드림/240310] 시작되는 이야기

한 남자가 고개를 올려 하늘을 보았다.깊은 속에서부터 절로 숨이 올라왔고, 입 안에 머금고 있던 남자는 결국 삼키지 못하고 토해내듯 내뱉었다. 하얀 입김이 바람을 타고 저 멀리, 멀리 날아갔다.지운은 굿을 해달라는 의뢰인의 요청으로 이곳까지 날아왔다.그가 도착한 곳은 한국 어디도 아닌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였다. 의뢰인이면서 당돌하게도 그에게 자신이 있는 곳까지 와달라고 하던 사람이었다.  " 하... 굿은 한국에서 하면서 만남은 미국이라... "  그리 생각하니 깊은 속에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아시아에서나 있을 법한 무당을 미국까지 부르는 의뢰인이나, 큰돈을 준다는 말에 대뜸 미국으로 향하는 자신이나.신병으로 인해 무당이 되고 난 이후로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전부 받아왔다.굿판이 일어나..

카테고리 없음 2025.02.06

[HL/드림/240306]

1928년, 술집에서 퇴역 군인 카인과 홀든가의 망나니 막내 이글이 포트레너드의 주점에서 시비가 붙어 난장판이 벌어졌다. 그 자리에 끝까지 있었던 사람은 없었기에 두 사람의 싸움의 결과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오로지 카인과 이글, 당사자만이 알게 된 상태였다.그날 밤, 카인과의 싸움으로 지친 이글이 뒷골목에서 뻗어버리고 말았다.하필 카인이 때렸던 곳을 또 때리고 수류탄을 던져 큰 상처를 입은 건 이글이었다. 신체 강화를 받은 몸에 상처가 날 정도로 큰 위력이기도 했다. 그 수류탄 탓에 주변이 쑥대밭이 된 건 비밀이 아니었다.이글은 뒷골목에 널브러진 채 무너져 내렸을 포트레너드의 주점을 떠올렸다.  " 푸흐흐... "" 엄마, 저 형아, 이상해. "" 쉿! 저런 건 안 보는 게 좋단다. "" 저 형아, 어..

에덴로즈 타입 2025.02.06

[HL/드림/240305]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아주 만약에 미츠키가 도우마를 사랑했더라면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미츠키가 도우마의 만세극락교에 몸담고 있던 신도였을 때, 제대로 도우마에게 빠졌더라면. 다른 신도들이 도우마에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울고 있을 때, 미츠키가 오로지 도우마를 위해 울었을까.미츠키라면 울었을 지도 모른다.그녀의 성격상 울지 않았을 리 없었을 테니까.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누구보다 더 공감했을 것이고, 누구보다 더 이해했을 테니까. 도우마는 자신을 위해 울어주는 미츠키의 모습이 처음에는 그저 가증스럽다 느껴져서 싫어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위해준다는 느낌을 느꼈을 것이다.하루하루 지독하게 매달려오는 신도들의 한탄을 담은 기도가 지겨워지기 시작했을 때.도우마는 다른 신도들과는 많이 다른 미츠키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