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는 대본을 보며 영화를 찍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액션배우였기에 거의 찢어진 옷을 입고 다친 분장을 하고서 연신 중얼거렸다. 대본을 읊조리고 있는 듯 했다. 중얼거리며 눈앞에 있는 대본 속 대사들을 달달 외우기 시작했다.그런데 그 순간 커다란 굉음과 함께 눈이 아플 정도로 밝은 빛이 현장을 감쌌다. 순식간에 석화되어 돌이 되어버린 에리는 아슬아슬하게 끊어질 것 같은 의식 속에서도 눈앞에 있는 대본을 읽었다. ' 나는... 난, 프로야...! ' 에리는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대본을 읊었다.아득해지는 정신을 겨우 붙잡으며 대본을 읽고, 잠시라도 멈추는 순간 다가오는 일말의 죽음에 벗어나고자 겨우 정신을 붙잡았다.그렇게 10년이 흐르고, 20년이 흘러 얼마나 많은 세월을 보냈는지.시간이 얼마나 흘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