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타닥, 모닥불이 타들어 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어느새 짙게 가라앉은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모닥불만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어둠 속에 빛이 있다면 그곳에 모여드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소피아는 멍하니 모닥불을 바라보다가 힐끗 시선을 옮겨 옆자리에 앉아 있는 멜리나를 보았다. 그녀의 눈두덩이 위로 새겨진 상처에 절로 시선이 향했다.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에 섣불리 말을 꺼내기란 쉽지 않았다. 소피아가 멜리나를 보며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멜리나가 조용한 목소리로 소피아를 향해 물음을 던졌다. “ 왜 그렇게 봐? ” “ ... 멜리나, 날 떠나지 않을 거지? ” “ ... ” “ 떠나지 마, ” “ 나에겐 사명이 있어, 널 떠나지 않을 거야. ” 차분하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