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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드림/241130] 오마카세 맛도리

*일상 썰*간판이 없는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에서 종건이랑 다희랑 술 마심. 딱히 약속을 잡고 만난 건 아닌데 둘 다 선호하는 바여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합석함. 아는 사이이기도 하고 따로 마실 이유도 없으니까 서로 마시고 싶은 걸 시켜서 조용히 마시고 있는데 적막을 깨고 준구가 난입. 부하? 같은 사람이 다희가 자주 가는 바에 종건이 보였다고 메세지 보내서 부랴부랴 달려옴. 준구가 다희한테 인사하면서 방긋방긋 웃는데 종건은 어디가 꼬왔는지 스스로도 모르는 채로 준구한테 시끄러우니 입 다물거나 꺼지라고 하는데 준구는 응 안 들려~ 라는 태도로 비어 있는 다희 옆자리에 쏙 앉을 듯. 그래서 한 칸씩 떨어져서 앉았던 다희와 종건 사이에 준구가 앉음. (다희-준구-종건) 다희는 그런 준구를 보..

[GL/나페스/241125] 엄친딸, 그 언니들. 5화

※해당 편은 왕따에 대한 트리거가 있습니다. 거부감이 있으신 분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유리구슬 편 부제 ::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    분명 벌건 대낮인데도 학교 안의 화장실은 음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차갑기만 한 타일 바닥으로 인한 스산한 기운이 그대로 은정의 피부 위로 느껴졌다. 은정은 추위에 움찔거리며 몸을 떨었다. 이상한 기운에 주변을 둘러보지만, 평소와 같은 화장실이었다. 기분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애써 무시했다. 가장 안쪽 칸으로 들어가 볼일을 보고 있을 때였다. 뚜벅뚜벅, 발 소리를 내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은정은 애써 숨을 죽이며 없는 척했다. 정말 웃기게도 공중화장실에 있을 때는 하고 싶지 않아도 절로 하게 되었다. 속으로 그렇지, 하며 쿡쿡 웃었다.  우당탕탕, 밖에서 무얼 하..

[GL/나페스/241123] 엄친딸, 그 언니들. 4화

유리구슬 편 부제 :: 예민한 언니  은정에게 벌어진 일이 있고 며칠, 댄스부 사람들이 돌아가며 은정의 등하교를 함께했다. 물론 수업 시간을 제외한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도 함께했는데, 그 탓에 은정에겐 동급생 친구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은 댄스부와 보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불만이 없었던 사람조차 이런 일정을 보내면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은정은 불만이 전혀 없어 보였다. 오히려 댄스부의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를 더 좋아하는 눈치였다. 그 부분에 대해 질투나 시기가 없던 게 아니었다. 은정은 최대한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 후... 은정아, 거기에선 이렇게... " " 아, 이렇게요? " " 조금만 더 ..

[GL/나페스/241121] 엄친딸, 그 언니들. 3화

유리구슬 편 부제 :: 미쳤나 봐.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은정과 댄스부 사람들은 댄스부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직전까지 학생들이 댄스부 사람들의 근처에 모여들어 댄스부까지 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주변에 울리는 소음과 선물 공세에 은정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영혼이 쏙 빠져나가 버릴 정도로 혼미했던 시간이었다. 특히 댄스부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학생팬 부대에 발걸음조차 떼어내기가 힘들었다. 특히 댄스부 선배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몰려오는 인파로 인해 은정은 힘없이 밀리기까지 했다. 인파로 인해 밀리고 밀려서 엉뚱한 곳으로 도망친 은정이었다.     " 여긴... 어디지? "     그렇게 밀리고 밀려서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곳까지 와버렸다. 하필 전학 첫날이었기에 지리조차 제대로 ..

[GL/나페스/241120] 엄친딸, 그 언니들. 2화

유리구슬 편 부제 :: 그녀들의 춤    즐거운 시간을 가질 때는 이상하게도 시간이 빨리 가는 편이다. 은정은 그걸 지금 뼈저리게 느꼈다. 오늘은 처음이니 견학만 하라던 선배님들의 말에 따라 의자에 앉아 그녀들을 보았다. 마치 보여주기 위해 연습했다는 걸 알려주듯 흘러나오는 음악의 박자와 리듬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들이 춤을 추는 모습은 몇 년간 호흡을 맞춘 사람처럼 박자가 맞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은정은 노래가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물개박수를 쳤다. 놀란 표정은 덤이었다. 은정의 앞에서 엔딩 포즈를 취하고 있던 그녀들이 물개박수를 치며 눈을 반짝이는 은정의 모습을 귀엽다는 듯 보고 있었다.     " 후우... 후... " " 쩡아! 쩡아! 은정아~ 언니들 어땠어?! " " ..

[GL/나페스/241117] 엄친딸, 그 언니들. 1화

유리구슬 편  부제 :: 이사하기 싫... 아니, 오히려 잘했을지도.  2014년, 광주에 있는 하늘 중학교.  웅성웅성.2학년 A반. 그곳은 아침 조례가 막 끝나 수업 준비를 해야 했기에 조용해야 할 반이었지만, 오늘따라 시끄러웠다. 그 이유는 바로 반 친구 중 한 명인 은정이 갑작스럽게 전학을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서였다.은정과 가깝게 지냈던 몇몇 친구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했다.하지만 막상 교실에서 그 말을 들으니, 친구들은 참고 있던 눈물을 터트렸다. 은정을 부등켜 안고서 몇몇이 목 놓아 울었다. 웬만해서라면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싶었으나, 부모님의 일로 인해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되어버렸다.은정은 처음에 부모님에게 자취하게 해달라며 매달렸던 며칠 전의 일을 떠올렸다.  " 은정아, ..

[HL/자컾/240928] 애정인지 증오인지

※ 신청서 분실로 인해 정보가 부족하여 공개 전환되었습니다. 비공개 및 가명처리 신청하신 신청자 분께서는 메시지 및 디엠, 카톡 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몇 시간째, 같은 곳만 맴돌고 있는 루시가 주변을 살펴보았다.한쪽 벽면을 더듬자, 손끝에 느껴지는 파인 홈. 그것은 조금 전에도 느꼈던 홈이었다.목재 건물로 만들어진 집안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반복되는 느낌이 강했고 길을 쉽게 찾지 못했다. 주변은 어두웠고, 음습하기까지 했다.빛이라고는 저 멀리에서 희끄무레하게 보이는 덩어리뿐이었다.발끝으로 겨우 더듬어야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루시는 조금씩 앞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빛에는 도저히 가까워지지 않았다. 갈수록 가까워지지 않는 빛무리는 루시에게 불안감과 초조함을 심어주었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