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로즈 타입

[BL/1차cp/230511] 결혼식과 친구들

나비의 보관함 2025. 2. 2. 06:59

 

화려한 곳은 언제나 항상 시끌벅적하며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생겨나기 마련이었다.

시끌벅적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모인 사람 중에서 결혼식의 주인공들과 친한 사람들은 걱정에 휩싸였다. 특히 그중에서 그웬이 가장 걱정이 컸다.

주인공들의 친구들 대표가 되어 부디 지금의 결혼식이 평화롭게 끝나길 바랄 뿐이었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이다 보니 문제가 생기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많은 사람 속에서 친구들이 수군덕거리는 소리가 적잖게 들려왔다.

 

 

" 이번에도 무슨 일 터지는 건 아니겠지? "

" 말이 씨가 된다. 말조심해라. "

" 아니... 내 주변 사람들 결혼식이 다 그 모양인터라... 아, 그웬. 널 말한 건... "

" 알아. 하지만 내 결혼식에 일이 터졌던 건 사실이지. "

 

 

모두가 대화하던 중에 그웬의 눈치를 살폈다.

오웬과 마사, 리스와 앤디가 서로를 쳐다보다가 그웬을 보았다. 정작 그웬은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시선이 화려한 결혼식으로 향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캡틴 잭과 얀토의 결혼식이었다.

그간 친구들 사이에서 몰래 애정행각을 할 정도로 두 사람은 서로를 신실하게 사랑해 왔다. 그렇기에 그웬은 부디 무사히 결혼식이 끝나길 바랐다.

모두가 시끌벅적하게 돌아다니고 있을 때, 결혼식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그웬과 리스는 결혼식 주인공 중 한 명인 얀토를 만나러 향했다.

 

 

" 결혼 축하해요, 얀토. "

" 그웬. 와주어 고마워. "

" 그나저나 의외군요. 그 캡틴 잭과 당신의 결혼식이라니. "

" 리스. "

" 하하... 그를 사랑하는 건 그가 남자라서가 아니라 캡틴 잭 하크니스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거야. "

" ... 어련하시겠어. "

 

 

리스는 잭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에겐 도움을 받은 적 있기에 마냥 미워할 순 없었다.

퉁명스레 답을 하고는 고개를 돌려버리자, 얀토가 옅게 웃으며 말했다. 남자라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그의 말에 리스는 제가 한 말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말로 다투고 있는 두 남자를 지켜보던 그웬은 고개를 내저었다.

얀토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새하얀 세미 정장을 보며 살며시 웃어주었다. 분명 캡틴 잭도 같은 옷을 입고 있을 게 분명했지만, 얀토가 가장 잘 어울려 보였다.

 

 

" 결혼, 축하해요. 정말. 지금 정말 행복해 보여요. "

" 맞아, 지금 난 엄청나게 행복해. 잭과 결혼하잖아. "

" 이만 가볼게요. 아까 종소리 들었거든요. "

" 그래. 식이 끝나면 뒤풀이하는데 올 거지? "

" 안 피곤하다면요. "

 

 

그웬의 말에 얀토가 맑게 웃으며 정말 행복하다는 듯 말했다.

그의 모습에 작은 실소를 터트린 그웬이 발걸음을 돌렸다. 리스의 손을 붙잡고서 문을 열어 나가려고 할 때, 등을 보이고 있던 얀토가 말해왔다.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고 그녀는 멋쩍어하는 리스를 끌고서 나왔다.

식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리스는 그웬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 그웬, 얀토가 오해하진 않겠지? "

" 당신은 얀토가 그럴 사람으로 보이나요? "

" 그건 아니지만... "

" 빨리 가죠. 더 늦다간 우리가 마지막 입장이겠어요. "

 

 

두 사람은 대화를 끝내고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종소리가 울리고 시간이 꽤 흘렀으니 어찌 보면 입장이 끝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일찍 도착한 덕에 입장을 못 하진 않았다.

그웬과 리스가 친구들의 곁에 앉자, 그들이 어딜 다녀왔다며 타박했다.

그웬이 얀토에게 다녀왔다고 말하고 나서야 다들 입을 다물었다. 그와 동시에 주인공이 입장하는 오르간 소리가 들려왔다. 귀를 웅웅 울릴 정도로 큰 오르간 소리는 심장을 벌렁거리게 했다. 하늘 위에서는 꽃가루가 흩날리고, 두 사람이 손을 맞잡은 채 입장했다.

모두의 시선이 결혼식의 주인공인 잭과 얀토에게로 향했다.

 

 

" 오늘 결혼식에 와준 모두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군. "

" 다들 와주어 고마워. "

 

 

두 사람은 앞자리에 놓여있는 중앙 테이블에 올라가 마이크를 받아 인사를 건넸다.

그들의 뒤에 베스트맨으로 자리하게 된 오웬과 토시코의 표정은 영 좋지 않아 보였지만, 앞에 있는 두 사람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간단한 인사가 끝난 뒤 주례하고 이번에는 서로에게 반지를 교환하는 시간이었다.

반지를 교환하면서 간략한 서약을 하게 되는데, 이때 서로에게 평생 지킬 말을 하면 된다는 전통이 있었다. 두 사람의 앞에 반지가 놓이고 잭이 먼저 반지를 들어 얀토의 손을 붙잡았다.

조심스럽게 약지에 반지를 끼우며 말했다.

 

 

" 평생 얀토를 잊지 않고 사랑하겠습니다. "

" ... 잭. "

 

 

잭의 말에 감동한 얀토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표정이었다.

눈물을 꾹 참아낸 얀토는 케이스에서 반지를 꺼내 떨리는 손으로 잭을 붙잡았다. 그의 손을 들어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긴장이라도 한 건지 한참을 뜸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조심스럽게 내뱉어 오는 말에는 지켜보고 있던 객석들조차 그가 지금 진심을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가득 찰 정도였다. 얼굴이 붉어진 얀토와 귀를 붉히는 잭의 모습이 지켜보는 이들조차 행복하다는 생각이 느껴졌다.

 

 

" 나도 사랑해. 1000년이 지나도 너를 잊지 않을 거야. "

" 얀토... "

 

 

두 사람은 서약이 끝나는 대로 입을 맞추었다.

모두가 보든, 앞에서 진실한 마음으로 입을 맞추는 모습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거센 박수가 퍼져나갔다. 그들을 모두가 응원하고 있었다.

본식이 끝나고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시간이 다가왔다.

그웬과 리스, 오웬, 마사, 앤디, 토시코는 다 같이 자리를 이동했다. 얀토의 배려였던 건지, 아니면 잭의 장난이었던 건지. 모두가 한 테이블에 함께 앉을 수 있었다.

그웬은 제 오른쪽 자리엔 리스가, 왼쪽 자리엔 오웬이 앉은 탓에 머리가 지끈거려 왔다.

이건 분명 잭의 장난임이 분명했다. 모두가 눈치를 보고 있는 와중에도 리스는 주변을 둘러보며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보였다.

 

 

" 리스, 뭐 찾는 거죠? "

" 아. 오늘의 주인공들. "

" 다른 곳에서 인사라도 나누고 있겠죠. "

" 밥 먹고 나면 웨딩 케이크 커팅식 하고 댄스파티에서 볼 수 있겠지. "

" 그럼요. 일단 밥부터 먹죠? "

" 아. 얀토가 식이 끝나면 뒤풀이가 있다던데... "

" 맞아. 다 같이 가야지? "

 

 

식사는 평범한 4 라운지 정식이었다.

에피타이저와 수프, 본식과 후식으로 이어진 평범하고 평범한 내용의 음식들. 그래서 더 나쁘지 않았다. 아마 이 모든 선택은 얀토가 했겠지. 

그웬은 포크를 끄적거리며 생각했다.

뒤풀이를 이야기하자 모두가 다 갈 생각이 있어 보였다. 그웬은 어쩔 수 없이 저도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식사를 이어갔다. 그때, 주인공인 두 사람이 다가와 친구들을 보았다.

아직 정장을 갈아입지 않은 모습으로 여기저기 인사를 하러 돌아다니는 모양이었다.

 

 

" 안 피곤해? "

" 피곤하지 않으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행복해서 피곤한 게 안 느껴져. "

"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

" 다들 뒤풀이 올 거지? "

" 언제 하는데? "

" 댄스파티 끝나고 우리 집에서. "

" 술은 있겠지? "

" 당연한 말을. "

 

 

친구들과 두 사람이 자연스레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피곤한 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얀토의 말에 모두가 안심했다. 이야기가 끝나고 두 사람은 다시 인사를 하기 위해 돌아섰다. 얀토의 곁에서 잭이 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모두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후식까지 다 먹고 나니 홀에는 어느새 커다란 웨딩 케이크가 나타났다. 3단으로 이루어진 케이크를 모두가 지켜보고 있을 때, 잭과 얀토가 그 앞에 자리 잡았다.

두 사람의 손에는 커팅용 나이프가 쥐어져 있었다.

 

 

" 그러면 이제 케이크 커팅식이 있겠습니다. "

" 잘 부탁해, 잭. "

" 나도 잘 부탁해. 얀토. "

 

 

두 사람이 쥐고 있던 나이프가 부드럽게 케이크를 갈라놓았다.

커팅식이 끝나고 모두가 발걸음을 옮겨 파티장으로 향했다. 댄스 파티장에 도착하자 오늘의 주인공도 들어왔다. 춤추기 좋은 노래가 흘러나오고 중앙 홀에서 하나둘 모여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웬과 리스는 앉아서 쉬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도 춤을 추었다. 

잭과 얀토는 마저 하지 못했던 인사를 나누었다.

모두에게 인사하고서 피곤했던 모양인지 잭과 얀톤은 그웬과 리스가 앉아있는 좌석으로 다가와 앉았다. 리스가 지친 두 사람 앞으로 주스가 담긴 잔을 내밀었다.

얀토가 손수건을 꺼내 잭의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었다.

 

 

" 수고했어, 잭. "

" 얀토, 너도 수고했어. "

" 댄스파티 끝나면 시간 늦을 거 같은데? "

" 10시쯤에 마칠 거야. "

" 일찍 마치네. "

" 시작한 시간에 비하면 늦는 편이지. "

 

 

친구들이 주절거리며 이야기를 이어가자, 얀토가 말했다.

결혼식은 이른 오후에 시작되었고, 식사와 커팅식, 댄스파티까지 지나고 나니 지금 시간이 8시였다. 끝나기 전까지 2시간이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원래라면 새벽까지 댄스파티가 진행되지만, 뒤풀이한다고 10시에 마친다고 전해주었다.

친구들이 주절대다가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모두가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문제였다.

 

 

" 이번 결혼식은 아무 문제 없이 끝났네. "

" 평화롭게 끝나야지. "

" 문제 있으면 그게 문제 아닌가... "

" 하하, 잘 끝나서 다행이지. "

 

 

모두가 주스를 홀짝거리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당사자인 그웬과 리스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에 나올 수 있는 말들이었다. 그들이 웃고 떠들 때 댄스파티 시간은 점점 끝을 달려갔다.

뜨겁게 불타오르던 광란의 시간은 차갑게 식어갔고,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남아있는 사람들은 뒤풀이에 초대된 사람들뿐이었다. 잭과 얀토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그들의 말에 모두가 하나둘 일어나 뒤풀이 장소인 두 사람의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 우린 옷 갈아입고 갈 테니 먼저 가 있도록 해. "

" 잭, 얀토를 너무 괴롭히지 말라고. "

" 하하... 별소리를 다 하는군. "

" 바로 갈 거야. "

 

 

옷을 갈아입고 간다고 하니 상스러운 말을 장난스럽게 했다.

상대의 말에도 얀토는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 잭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남길 뿐이었지만. 자리에서 일어난 두 사람은 파티장을 벗어났다. 

파티가 끝날 시간이 되어서야 옷을 갈아입은 두 사람이 돌아왔다.

아까보다 헝클어진 두 사람의 머리카락에 대충 짐작하긴 했지만, 모두가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다. 잭이 얀토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서 끌어안고 있는 것도 애써 외면했다.

모두가 차를 타고 이동해 잭과 얀토의 집에 도착했다.

 

 

" 둘이 살기엔 좀 크지 않아? "

" 뭐... 자식이라도 생길 예정인가 보지. "

" 아, 미래 과학기술로 남자도 임신이 된다고 했던가. "

" 그걸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

 

 

친구들은 집 앞에 차를 주차해 두고서 잡담을 나누었다.

먼저 도착했던 두 사람이 친구들을 반겨주었다. 문을 열어주며 얼른 들어오라고 재촉했다. 모두 안으로 들어가며 미리 준비해 두었던 선물들을 꺼내 테이블 위로 올려두었다.

선물이라고 해도 고작 휴지나 세제, 그릇 같은 생필품이었다.

친구들은 그대로 집 안을 둘러보며 떠들었다. 그 곁에는 잭이 함께했다. 얀토는 친구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약간의 술과 간식거리를 꺼내 준비했다. 모두가 시끌벅적 떠들고 있을 때 그웬과 토시코가 옆에 다가와 도와주었다.

선뜻 도와주는 친구들의 행동에 얀토는 웃었다.

 

 

" 이것만 챙기면 돼. "

"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 거야? "

" 글쎄... 당분간은 생각 없는데. "

" 신혼여행인데? "

" 서로 바쁘니까. "

" 허... 진심이야? 얀토. 나중으로 미루려고? "

 

 

신혼여행이라는 말에 얀토는 웃고 떠드는 잭을 보다가 살짝 웃었다.

괜찮다는 듯 웃으며 답해오는 얀토의 반응에 그웬과 토시코는 말을 더할 수 없었다. 본인이 괜찮다고 하는데 친구라고 말릴 수도 없었다.

간단한 술과 간식이 준비되자 큰 테이블에 모두가 모였다. 

원탁에 모두가 둘러앉았다. 서로에게 술을 건네주며 각자의 잔을 들어 올렸다.

잭이 잔을 들고 일어나 팔을 위로 올렸다. 할 말이 있는 분위기였다. 모두의 시선이 잭에게로 향했다. 얀토 역시 시선에 잭을 담아내고 있었다.

 

 

" 모두. 우리의 결혼식을 축복해 주어 고맙다. "

" 하하! 당연히 가야 하는 거 아니겠어? 캡틴. "

" 다른 사람도 아니고 캡틴이랑 얀토의 결혼식이니까. "

" 다른 이들에게도 좋은 짝이 찾아오길 바라지. "

 

 

모두가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잭이 건배사를 외치자, 모두가 다 같은 마음으로 팔을 올리며 건배를 외쳤다.

모두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할 때, 잭이 다시 할 말이 있는 모양인지 마른기침을 해왔다. 큼큼 유독 크게 들려오는 마른기침 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다시 쏠렸다.

또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 건지, 얀토가 짧은 숨을 내뱉었다.

그때 잭의 손이 얀토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얀토는 잭의 손이 감겨오자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 이번 주 주말에 얀토와 여행을 떠나려고 하거든. "

" 오, 신혼여행인가? "

" 그렇지. 2박 3일로 다녀올까 해. "

" 뭐? 잭, 그게 무슨... "

" 설마... 얀토에게 말도 안 한 거야? 캡틴. "

" 아. 그... 바쁘다보니 실수했군. "

 

 

갑작스러운 잭의 말에 놀라긴 했지만, 내심 싫지 않은 기색을 보이는 얀토였다.

그웬과 토시코가 다행이라는 듯 얀토를 보았다. 

얀토는 부끄러웠든 모양인지 손에 들고 있던 잔을 들어 술을 홀짝거리며 마셨다.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들이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입을 열었다.

모두가 취기에 생각을 거치지 않고 무작정 내뱉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가까운 사이니 가능하다고 모두가 생각했다.

 

 

" 그러고 보니 그때가 생각나네. "

" 뭐? 언제? "

" 왜, 하도 애정행각들 많이 해서 우리가 타박했던 거. "

" 아아. 그랬지. 유독 우리 중에서 애정행각이 심했어. "

" 난 저 둘 보면서 애인이 있어도 옆구리가 시리겠던데? "

" ... 이런 말, 지금 이야기가 나오니까 하는 거지만... 그 현장을 목격했다가 내가 놀란 적이 있어. "

" 뭐? 그웬. 그게 사실이야? "

" 푸흡?! 그걸 직접 봤다고? 와우, 너도 정말 대단하구만. "

 

 

반 장난삼아 꺼냈던 말이 어느새 점점 커졌고, 결국엔 그웬이 겪었던 경험담까지 나오게 되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경험담이 나오자, 모두의 눈이 커졌다.

모두의 앞에서는 가볍게 진행했던 애정행각이었기에 웃고 넘어갔지만, 그웬은 달랐다.

기억을 검열삭제 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큰 충격적인 일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묵묵히 듣고 있었다. 친구들이 놀리다가 정작 저들이 놀라며 마시던 술을 뿜어내는 기이한 장면을 보기만 했다. 토시코가 옆에 있던 티슈를 가져와 술을 뿜은 마사에게 건네주었다.

모두가 그웬의 고백에 상상도 못 했다는 듯 목소리를 떨어가며 답했다.

 

 

" 그러니 이제는 기지에서 자제해 주길 원해. 캡틴. "

" 뭐... 그건 노력해 보지. "

" 하... 그래서 신혼여행은 언제 떠나는데? "

" 내일. "

" 내일?! 그러면 이렇게 술 마시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아? "

" 괜찮아. 다 준비되어 있으니까. "

 

 

모두의 시선이 잭의 말에 의미를 모르겠다는 듯 보았다.

그건 얀토 역시 포함이었다. 잭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술을 들이켰다. 모두가 뒤풀이에서 즐겁게 지내고, 다음 날이 밝아왔다. 

이른 아침부터 일어난 잭은 이마를 부여잡으며 진통제를 삼켜냈다.

물을 마시고 있던 잭의 뒤로 얀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걱정이 가득 묻어나는 말투에 잭의 몸이 돌아갔다. 얀토와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 잭, 어제 과음한 거 같던데... 괜찮아? "

" 괜찮아. 그나저나 슬슬 갈까. "

" 애들도 일어났으니 배웅하고 가는 게... "

" 가는 길에 같이 가면 되지. "

 

 

잭의 말대로 친구들은 어쩌다 보니 잭과 얀토의 여행을 배웅하게 되었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공항 앞에서 내린 두 사람은 차 안에서 인사를 건네주는 친구들을 보았다. 모두 숙취로 인해 두통이 상당한 모양이었다.

잭의 손이 얀토의 어깨 위로 올려졌다.

 

 

" 그러면 다녀오지. "

" 잘 다녀와. 올 때 선물 사 오는 거 잊지 말고. "

" 선물 사줄 게 있을지 모르겠군. "

" 잘 놀고 와요. "

 

 

모두의 배웅을 받으며 두 사람은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친구들은 잭과 얀토가 여행을 떠나기 위해 공항 안으로 들어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다시 시동을 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