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우는 아침 일찍 일어나 화장실에서 씻고 나온 이후 바로 부엌으로 향했다.
시간을 확인하던 원우는 늦었다는 듯 허겁지겁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간단한 아침을 든든하게 먹을 수 있도록 미역국과 현미밥, 그리고 각종 반찬들을 작은 식판에 담았다.
식판을 들고 유아용 테이블에 올린 뒤 작은방으로 향했다.
" 우리 공주님, 왕자님. 일어날 시간인데 아직 잘 거야? "
" 으음... 아빠... 5분만... "
" 어허, 홍우솔. 얼른 안 일어나지? 빨리 안 일어나면 앞으로 게임 못하게 하라고 엄마한테 말한다? "
" 헉! 아뿌아아아!! "
" 아이씽... 시끄려... "
원우는 잠투정을 부리고 있는 아들에게 장난스레 말하며 깨웠다.
5분만 더 자겠다는 우솔에게 단호한 말투로 말하고는 예솔을 언급하자 놀란 우솔이 화들짝 놀라며 눈을 크게 뜨고서 벌떡 일어났다.
다급해 보이는 우솔과는 달리 아직 잠에 빠져있던 딸은 칭얼거렸다.
원우는 그 모습을 보고는 딸의 곁에 다가가 뺨에 입맞춤을 선사했다.
" 딸, 우리 예원 공주님. 일어날 시간이야. "
" 이잉... 더 잘래... "
" 오늘 친구들이랑 공주 놀이한다고 하지 않았어? "
" 아! 맞다... "
원우는 자신의 아이들을 깨우는데 특화되어 보였다.
침대에서 일어난 아이들은 화장실로 향했다. 아직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어린 이이들이었지만, 누굴 닮은 건지 유독 성숙해 보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일 때마다 원우는 애써 모르는 척했다.
그런 부분까지 아빠나 엄마를 닮지 않아도 괜찮을 텐데.
우솔과 예원이 씻고 있을 때 원우는 제 밥과 아내인 예솔의 밥상도 차렸다.
이번이는 안방으로 들어가 곤히 잠들어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 자기야, 아침이야. "
" 으음... 여보? "
" 응. 자기의 여보지. 일어나. "
" 조금만 더... "
" 우솔이가 누굴 닮았나 했더니 자기를 닮았네. "
" 으응...? "
" 아니야. 일어나. 아침 차려놨어. "
비몽사몽한 채 아직 잠에서 덜 깬 예솔의 모습에도 원우는 계속 입을 맞추었다.
간지러움에 눈을 뜬 예솔이 중얼거리자 그 말에 원우는 방금 상황이 생각나 웃었다. 풋 하고 웃던 원우는 예솔의 어깨를 부드럽게 쓸어내준 뒤 거실로 나왔다.
그러자 우솔과 예원이 원우를 향해 양손을 내밀어 보였다.
깨끗하게 씻었다는 걸 자랑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원우는 박수까지 쳐가며 크게 반응해 주었다. 아이들을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원우의 칭찬에 만족한 아이들이 유아용 의자에 홀로 앉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의자에 앉자 원우는 턱받이를 채워주며 식판을 앞으로 내밀어 주었다.
" 그렇지, 잘했어. 이건 우솔이 밥, 이건 예원이 밥. "
" 잘 먹겠숩니다!! "
" 잘 먹겠숨다! "
아직 유아이다 보니 혀가 짧은 소리가 자연스레 나왔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수저를 들고서 어설픈 손길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밥을 먹고 있는 걸 확인한 뒤 드레스룸으로 들어가 출근을 위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가벼운 셔츠에 카디건으로 갈아입은 뒤 다시 부엌으로 돌아오니 예솔이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잠이 덜 깨서 멍하니 있다가도 아이들이 흘리고 입가에 묻히는 걸 닦아주는 모습에 원우는 웃음이 나왔다.
그녀에게 다가가 뺨에 입을 맞추어주었다.
" 아뿌아!! 나두!!! 뽑뽀!! "
" 어?? 야! 아빠 뽑뽀는 내꺼야! "
" 딸, 아들. 아빠의 뽀뽀는 엄마 거란다. "
" 흐잉... "
원우가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려고 할 때, 우솔이 자기도 뽀뽀해달라며 외쳤다.
유아용 식탁에서 발을 동동 굴리며 외치는 말에 바로 곁에서 듣고 있던 예원이 울컥 화를 내며 말했다. 두 아이의 싸움을 지켜보던 예솔이 끝을 내는 말을 꺼냈다.
그 말에 두 아이들이 울상을 지었다.
원우는 지금 상황에 당황스러워하다가도 웃었다. 예솔은 가만히 아이들을 보다가 우솔과 예원의 뺨에 입을 맞추어주었다.
" 딸과 아들의 뽀뽀도 엄마 꺼야. "
" ... 그론거야? "
" 엄마면 뭐... "
" 하하, 가족들끼리는 뽀뽀해도 되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는 안 된다. 알겠지? "
" 녜~~!!! "
단호한 원우의 말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식사 시간이 끝나고 원우가 아이들과 함께 양치를 하고 있을 때, 예솔은 설거지를 시작했다.
이후 양치까지 마친 세 사람은 외투까지 챙긴 뒤 신발을 신었다. 우솔과 예원은 가방을 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예솔은 남편의 출근과 아이들의 등교를 맞이하며 웃었다.
" 잘 다녀와. 여보, 우솔아, 예원아. "
" 엄마도 집 잘 보고 있어요! "
" 다녀올게, 자기야. "
" 엄마, 잘 쉬고 있어! "
원우의 양손을 잡고서 나가는 세 사람을 지켜보던 예솔은 발걸음을 돌려 다시 잠들기 위해 침대로 향했다. 원우는 아이들과 함께 유치원 버스가 오는 거리로 나섰다.
조금 기다리자 노란 스쿨버스가 들어왔고, 문이 열렸다.
아이들의 선생님께서 내려와 우솔과 예원의 손을 잡아주었다. 원우를 보던 선생님의 얼굴이 살짝 붉어져있었다.
그걸 눈치챈 우솔이 퉁명스레 말했다.
" 아빠, 우리 갈게. 아빠두 출근 쟐 해. "
" 아빠, 빠빠!! "
" 어머... 애들이 오늘따라 유치원에 잘 가네요. 조심해서 가세요. "
" 네, 저희 아이들 잘 부탁드립니다. "
아이들은 스쿨버스를 타고 유치원으로 향했다.
아이들의 버스가 사라지고 나서야 원우는 출근할 수 있었다. 그날 하루의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온 원우는 먼저 집에 도착해있는 아이들과 저를 기다리고 있던 예솔을 보았다.
예솔은 저녁까지 준비하고서 피곤할 원우를 맞이했다.
회사에서 있었던 일로 인해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원우는 집으로 돌아오자 짜증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대로 예솔을 꼭 끌어안았다.
아이들은 제 부모들이 끌어안는 모습에 놀던 걸 멈추고 달려가 같이 안아주었다.
" 아빠! 우리 밥 먹어요! "
" 엄마가 오늘은 소불고기랬어. "
" 오. 소불고기야? "
" 내일 여보 쉬는 날이니까 힘 좀 썼죠. "
정성스레 만들어준 소불고기까지 먹은 뒤 아이들과 씻고 놀아주던 원우는 10시쯤 되어 아이들을 재웠다.
아이들을 재우고 난 뒤 원우는 안방으로 돌아와 예솔의 곁에 누웠다. 누워서 그녀를 끌어안고는 품에 파고들었다.
웬일로 이러나 싶었던 예솔은 그가 많이 힘들었다는 걸 떠올렸다.
그저 조용히 그의 등을 토닥거려주기만 하며 휴대폰을 볼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조용하자 힐끗 보았다. 원우가 안긴 채 곤히 잠들어있었다.
예솔은 피식 웃고서 그의 뺨에 입을 맞춘 뒤 자신도 잠들기 위해 스탠드를 끄고 곁에 누웠다.
" 압뿌아!!! "
" 아빠! 아침이야!! 아침! 노라조오오오!! "
" 윽... "
원우는 순간 느껴지는 둔탁한 통증에 눈을 떴다.
아직 잠에서 덜 깨어나 흐릿한 시야 속에서 보이는 건 제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었다. 싱글벙글 해맑게 웃으며 제 몸 위로 올라와 무릎으로 배를 눌러댔다.
통증이 어디서 오는 건지 알아차린 원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개를 돌리자 예솔이 아직 잠들어있는 상태였다.
원우는 우솔과 예원을 향해 손을 올리며 괴물 같은 소리를 냈다. 원우의 소리에 아이들이 꺄르르 웃으며 안방을 빠져나갔다.
" 크앙! 아빠 괴물이 일어났다! 공주와 왕자를 잡아먹겠다! "
" 꺄아악!! 빨리 도망쳐!!! "
" 도망쳐 어어!! "
" 잡히면 잡아먹어버릴 테다!! "
원우는 낮게 목소리를 깔며 아침부터 아이들과 놀아주기 바빴다.
거실을 돌아다니다가 아이들의 방에서도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거실에서 우솔을 붙잡았다.
원우가 낮게 웃으며 입을 크게 벌리자 화들짝 놀란 예원이 원우에게 달려와 매달렸다. 울먹거리며 고개를 저어대더니 애처롭게 말했다.
원우는 괜히 마음이 짠해져서 입맛을 다시고 우솔을 풀어주었다.
" 아쁘아!! 안돼! 우솔이 먹지 마아!! "
" 흐엉... "
" 어... 그, 안 먹어... 예원아. "
" 진짜...? "
" ... 여보는 애들한테 유독 약하더라. "
" 어? "
" 엄마? "
" 엄마 괴물도 왔다. "
뒤쪽에서 들려오는 말에 원우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부스스한 머리로 멍하니 원우를 보던 예솔은 원우처럼 손을 올려 괴물 흉내를 내며 우솔에게 다가갔다.
아이들이 멍하니 있는 틈을 타 우솔을 먹는 시늉을 했다.
우솔이 먹히는 모습에 예원과 원우는 충격받은 표정을 지었다. 우솔은 제 엄마의 장단에 맞춰주는 듯 꼴까닥 죽는 시늉을 했다.
'줄리아 차일드 타입' 카테고리의 다른 글
[BL/1차cp/230726] 콩깍지 (0) | 2025.02.03 |
---|---|
[HL/드림/230620] 서사 (0) | 2025.02.03 |
[HL/드림/230414] 친선전 (0) | 2025.02.01 |
[NL/독백+일상/230414] 일상 (0) | 2025.02.01 |
[HL/드림/230308] 추억을 되새기며 (0) | 2025.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