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에서 개최한 친선전이 진행되었다.
레일라는 티모시와 제가 전혀 다른 팀이라는 게 못내 아쉬웠다. 그래도 그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적이 되어 볼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기도 하면서 아닌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휴톤과 루이스, 트리비아와 이글, 그리고 레일라가 한 팀이었고 도일과 토마스, 레베카와 히카르도, 티모시가 한 팀이었다. 나이오비는 피터와 엘리를 봐야 했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았다.
각 팀의 전광판에 올라서 멀리 보이는 티모시를 향해 레일라는 양팔을 흔들어 인사했다.
" 티~ 모시~!! "
" 레일라, 지금은 친선전이라는 걸 잊지 마. "
" 알아, 안다구. 당황한 저 표정이 귀여워서. "
레일라의 인사를 지켜보던 트리비아가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
트리비아의 물음에 레일라는 장난스레 답했다. 레일라의 인사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인 채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집으로 초대한 이후 키스까지 하고 나서 많은 시간이 흘렀다.
티모시에게 가까이 다가가도 냅다 사라지거나 도망치는 게 일상이 될 정도였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먼저 친선전을 제의한 사람이 레일라였다.
" 적당히 봐줘. 티모시 성격 알잖아. "
" 음... 적당히 봐주고 있어. 알잖아, 내 성격. "
" 아무렴, 알아서 하겠지. "
트리비아와 레일라의 대화를 듣고 있던 루이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한순간 친선전이 시작되었다. 기어를 타고 내려가자마자 레일라는 티모시를 향해 달렸다. 냅다 달려가는 레일라를 보고는 이글은 콧방귀를 꼈다.
이글은 들고 있던 대검으로 립을 쓰러트린 뒤 공성에 합류했다.
티모시를 발견한 레일라가 손을 흔들자 티모시의 곁에 있던 토마스가 레일라를 얼렸다. 갑자기 얼어버린 몸에 당황한 레일라가 티모시를 보자 그는 외면했다.
" 아!! 토마스!! 토마스는 방이니까 조심해. "
" 이야, 몸소 그걸 확인해 주셨네. "
" 내 능력이지. "
차마 레일라를 공격할 수 없었던 티모시가 외면하자 그 곁에 있던 토마스가 레일라를 공격했다.
그 탓에 레일라는 아군 전광판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티모시도 아닌 토마스에게 졌다는 게 분했던 모양인지 땅을 치며 소리를 쳐대던 레일라였다.
다시 기어를 타고 내려온 레일라를 보며 이글이 놀리며 비웃었다.
그의 웃음에 당연하다는 듯 당당하게 말하며 장난에 맞받아쳤다. 레일라와 이글은 서로 웃고 있다가 보니 어느새 적진의 Y존에 도착한 상태였다.
" 아, 이런... "
" 젠장... 이야기하다가...!! "
Y존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돌아가려던 찰나 티모시가 눈앞에 나타났다.
갑자기 나타난 티모시의 모습에 레일라와 이글이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까워 보였던 탓인지 티모시는 자각하지 못한 채 질투하고 있었다.
그 질투에 진정하지 못하고 궁극기를 이글에게 사용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타오르며 튕기다가 전광판으로 가버린 이글의 모습에 레일라는 당황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이글을 도와주려다가 화상까지 입고 말았다. 미묘하게 남은 딸피라서 급하게 발을 빼는 중에 티모시가 레일라의 손을 붙잡아왔다.
" 화, 화상 입었어요? "
" 어? 이건 친선전이니까... "
" 의사부터...!! 아, 아니 치료 먼저...!! "
" 티모시? 티모시! "
티모시는 아무리 친선전이라고는 하지만 감히 레일라에게 화상을 입힌 게 마음에 걸렸다.
비록 손등에 열화만 입어 붉게 그을렸을 뿐이었지만, 고통은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제 실수에 상처를 입혔다는 게 호흡을 멈추게 할 정도였다.
티모시가 거친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며 불안해하자 레일라는 티모시의 이름을 불렀다.
과호흡하며 트라우마에 힘겨워하고 있는 티모시를 보자 레일라는 와락 그를 끌어안아 주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선 그를 진정시키는 게 우선이었다.
" 허억, 헉... "
" 티모시. 좀 진정되었어? "
" 헉... 레일라... "
" 그래, 나야. "
티모시의 호흡이 점차 안정되어가자 레일라는 안아주던 걸 풀고서 그를 보았다.
진정되었냐고 물어보자 겨우 고개를 끄덕이던 티모시는 식은땀을 흘리며 힘들어하고 있었다. 눈앞에 누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 것 같으니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일라는 티모시의 어깨를 토닥거려주었다.
모두가 즐기고 있던 친선전이 갑작스럽게 무마되고 말았다.
친선전이긴 하지만 크게 다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상비하고 있던 의사들이 다가와 티모시와 레일라의 상태를 살폈다. 레일라의 손등을 치료하고 나서야 티모시는 완전히 안정을 되찾았다.
" 내가 화상 입은 게 힘들었어? "
" 그, 음... 네... "
" 뭐야, 그게. "
레일라는 티모시가 제 걱정을 했다는 사실이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따끔거리는 손등은 이미 관심 밖이 되고 말았다. 온 신경이 티모시에게로 쏠렸다. 그가 조금 더 제 걱정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친선전, 나름 괜찮은 구도였을지도 모른다.
아마 당분간 다시 한다고 해도 티모시가 참여하지 않을 확률이 높긴 하겠지만. 거기까지 생각한 레일라는 티모시의 옆에 앉고서 그의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 자, 봐. 치료했어. 이제 괜찮아. "
" ... 그렇네요. "
티모시를 향해 화상 입어 치료받은 손을 내밀어 보이며 웃어주었다.
그제야 티모시는 완전히 안도한 모양인지 어색한 미소로 답해주었다. 친선전이 무마되는 탓에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보던 레일라는 눈치를 보다가 티모시에게 귓속말을 전했다.
이전에, 집에서 있었던 일에 관해서였다.
레일라의 귓속말에 티모시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레일라는 손등으로 입가를 가려내며 부끄러워하는 티모시의 모습을 두 눈에 담아냈다.
" 있지, 내일 우리 집에 오지 않을래? "
" 네? "
" 전에 했던 거... 다시 해주라. "
귀까지 붉어진 티모시의 모습을 보고는 레일라는 기분이 좋아졌다.
마치 하늘을 찔러버릴 것처럼 좋아진 기분에 절로 흥얼거리며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레일라의 시선은 아직도 부끄러워하고 있는 티모시의 얼굴에 향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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