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에는 별다를 것 없는 감정이라고, 누구에게나 느끼는 그런 감정이라고 여겼다.
기껏 점수를 많이 줘 봤자 임무를 하기에 퍽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감정이 전혀 그렇지 않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비쩍 말라 갈라질 대로 갈라진 삭막한 마른 땅 위로 비가 내리면 단비처럼 느껴지듯, 오랜 목마름에 물 한 방울이 입가를 적셔주듯 그렇게 느닷없이 찾아와 적시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니 이제는 그녀가 시야에 보이지 않으면 무작정 찾고 보는 저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아니라고 부정도 해보았다. 분노하기도 했고, 스스로와 타협해보기도 했다.
타협하고 나니 이제는 우울증까지 오고야 말았다. 하루라도 너를 보지 않는 날에는 무기력 해져갔고, 네가 누군가의 곁에 있는 걸 보는 날에는 미친 듯이 분노가 일어났다.
그러다가도 네가 웃으며 다가와 주는 날에는 덩달아 웃음이 나기도 했다. 결국, 나는 너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수용하기로 했다.
시선의 끝에는 항상 네가 있었다. 아니, 너였기에 내 시선의 끝을 언제나 차지한 건 아니었을까.
익숙한 목소리, 코끝에 맴도는 향, 따스한 체온.
익숙한 목소리는 이제 굳게 닫혔고, 코끝에 맴돌던 향은 피비린내로 바뀌었으며 따스하던 체온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제 품 안에 안겨 힘없이 늘어진 네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조차도 눈동자 안에 가득 담긴 네 모습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사랑스러웠고 아름다웠다.
불행만 존재할 것이라는 제 인생에서 유일한 빛 한 줄기가 되어준 사람. 이제는 잃어버린...
' ■■■... '
떨리는 손으로 아무리 허공을 휘적거려 보아도 네가 잡히지 않는다. 너를 불러보지만 너는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답을 내어주지 않는다. 뺨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액체는 곧 식어버리고 말았다. 마치 네가 사라져 차갑게 식어버린 내 마음처럼 말이다. 가슴의 통증이 심해져 갔다. 귓가에 울리는 심장 고동 소리는 끝이 없었다. 이 악문 잇새 사이로 비린 맛이 느껴졌다. 너를 이렇게 만든 모든 이들에게 저주하리라, 복수하리라.
.'... 오로지 너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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