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는 며칠 정도의 시간을 내기로 했다.
오랜 재판에서 오는피곤함과 전 연인이 준 스트레스로 인해 도저히 일할 수 있는 상태가 도저히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주변에서 추천받은 제주도로 힐링 여행을 결심하게 된 것도 단순히 그 탓이었다.
제주도에서 쉬면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
그렇게 시작한 여행은 처음에는 좋았다. 우연히 밤바다를 걷다가 마주하게 된 명석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 안녕하세요. 이 곳에서 뵙네요. "
" 아... 안녕하세요. "
" 괜찮으시다면 걸으시겠어요? "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바다를 보고 있던 지아의 곁으로 먼저 다가온 사람은 명석이었다.
멍하니 심연같이 어두운 밤바다를 보고 있던 지아에게 다가와 함께 걷지 않겠냐고 물어보던 그였다. 지아는 이대로 혼자 지내는 것보다 아는 사람과 바다라도 걷고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요청을 수락했다.
모래사장 위로 걷기 시작했다. 파도가 옅게 치는 모래사장 위로 두 사람의 발자국이 찍혔다.
다정해 보이는 발자국과는 다르게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먼저 입을 열어 말을 건 사람은 명석이었다.
" ...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
" 아... 네, 뭐... 덕분에 재판 잘 마무리되었어요. "
" 다행이네요. "
다소 어색하고, 3자가 본다면 그저 안부만 건네는 인사로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자주 보고 가며 호감이 있는 상태였던지라 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대화를 하는 도중에 지아의 뺨 위로 머금어진 붉은색과 명석의 귀에 물든 붉은빛이 그 사실을 보태주었다.
몇 십분을 걸었을까, 늦은 시간이다 보니 많은 대화를 하지 못하고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아와 명석이 가는 곳마다 마주치게 되고, 또 인사를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처음에는 어색해 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계속 마주치다 보니 그저 웃음만 나오기도 했다.
" 이렇게 만나기도 쉽지 않을 텐데 신기하네요. "
" 하하, 그러게요. 이 정도면 지아 씨랑 인연 아닐까요? "
" 아... "
반 농담조로 던진 명석의 말에 지아는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그런 지아의 반응에 명석도 덩달아 얼굴이 붉어졌다. 서로가 가지고 있던 호감에서 애정으로 싹트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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