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비지 로즈 타입

[GL/나페스/250128] 엄친딸, 그 언니들 12.5화

나비의 보관함 2025. 3. 2. 00:02


부제 :: 작은 은비 이야기


작은 은비, 그것이 자신의 별명이었다.
고등학교에 올라오고, 평소 그토록 노력했던 댄스부에 들어오고 난 이후에 얻은 별명이었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다.
똑같은 이름의 선배가 너무나도 멋있어서.
절로 동경하게 되는 사람들이라. 그래서 활동명이랍시고 지은 신비라는 이름도 마음에 들었다.
언니들과 동갑내기 친구, 예원이.
항상 그렇게 6명이었다. 하지만 전학생이라고 들어온 여자아이는 춤 실력도, 노래도 형편없었다. 도저히 고쳐먹으려야 고쳐먹을 수 없을 정도로.


" 저... 여기는 어떻게 해야 해요? "
" ... 하, 잘 봐. "


그런데도 이상하게 자꾸 눈길이 갔다.
어리숙하면서도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이 시선을 빼앗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잠깐일 뿐이었지.
언니들의 관심사가 전부 그 아이에게로 향하면서 못된 생각이 들었다. 언니들과의 유대감, 그 아이를 혼자 독차지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그래서 일부러 뾰족하게 나갔다.
춤을 못 추는 너를 왜 데리고 있어야 하냐고 말하기까지 했는데, 어느새 너는 내 마음 깊숙하게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었다.


" 멍청하게... "


그래, 멍청하게. 딱 제 꼴이었다.
어느새 스며들어버린 너는 내가 놓지도 못하고 끌어안지도 못해서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였다. 여리긴 또 얼마나 여린지. 그래놓고 당차 보이는 성격은 오히려 걱정만 불러왔다.
하지만 그래야 너인 거겠지.
아직까지 이 마음을 대놓고 드러낼 생각이 없기에 얌전히 뚜껑만 닫아둘 생각이었다. 네가 선생이라는 작자에게 당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 대체...! "


너를 향해 날아드는 날카로운 바늘, 그걸 보자마자 몸이 반사적으로 나섰다.
이젠 그만 인정해야 할까 봐. 내가 너를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거 말이야. 그동안 인정하면 두려워서 인정하지 않았는데, 차라리 인정하고 널 곁에 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