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혜은만 노려보던 그 여학생. 그녀는 혜은에게 알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혜은이 자신의 영원한 우상이자, 꿈인 언니들에게 껄떡대는 것이라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었다. 혜은과 6명이 식당에 올 때마다 행복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수저를 쥔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 저긴... 내 자리였어야 했어... 내 것이어야 했다고... "
중학교에 입학한 이후부터 쭉 댄스부 입부서를 냈지만, 통과되는 건 하나도 없었다.
여학생의 질투는 날이 갈수록 점점 짙어졌다. 어떻게 하면 전학생이 언니들에게서 떨어져 나갈 수 있을까, 생각 따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도서관에 앉아 방법을 물색하고 있을 때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여학생은 안면도 없던 선생의 등장에 경계하기 시작했다.
" 내가 그 방법, 알려줄까? "
" ... 뭐세요? "
" 너 댄스부에 들어가고 싶은 거잖니. "
" 네. 그런데요? "
"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면 내가 댄스부 고문 선생님께 받아달라고 권해볼게. "
" ... 정말요? "
여학생은 선생이 하는 말에 혹한 듯 경계하던 걸 누그러뜨렸다.
그 순간을 노린 선생이 여학생의 곁으로 다가와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다정하게 웃는 모습은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을 꼬드기기엔 가장 좋은 모습이었다. 보기 좋게 넘어가 버린 여학생은 호기심을 가지고 선생에게 다가갔다.
선생은 가까이 다가온 학생에게 상냥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 대신 선생님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
" 네? 어떤 부탁이요? "
" 이거, 혜은이에게만 먹여줘. "
" 이걸요...? 이게 뭔데요? "
" 넌 알 거 없어. 문제 될 약은 아니란다. "
부탁 하나만 한다던 선생은 여학생의 손에 가루로 된 약봉지를 쥐여주었다.
여학생은 갑작스러운 약봉지에 움찔거리며 사색이 되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가루가 자신이 생각하는 게 하나뿐이라서, 덜컥 겁이 났다. 입술을 잘근 물며 파르르 떨고 있는 여학생의 곁으로 선생이 속삭였다.
슬며시 올라간 입꼬리가 스산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 이거만 먹이면 넌 댄스부에 들어갈 수 있는데? 언니들과 친해질 수 있잖니. "
" ... "
이브를 선악과로 유혹하던 옛 뱀처럼, 간악하고 간사한 유혹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겁에 질리던 여학생의 표정이 점점 자신이 댄스부와 함께 있는 모습을 상상한 듯 웃음을 짓고 있었다. 갈대처럼 움직이는 여학생의 마음은 어느새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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