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구슬 편
새로 온 전학생이라는 아이는 참으로 귀여운 편이었다.
한눈에 콕 박혀올 정도로, 눈을 떼어내지 못할 정도로, 멀어질세라 금세 쫓게 되는 그런 아이였다. 이름처럼이나 무척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런 아이.
비단 그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게 분명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서 주변을 살펴보니 모두가 같은 표정이었다. 하나같이 같은 표정을 한 채 시선을 주고받고 있었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모두가 당황한 기색이 한눈에 보였다.
이 중에서 가장 먼저 감정을 숨기고 갈무리한 사람은 나였다.
" 그래, 음... 너는 은정. 어때? "
" 아! 언니!! 내가 예명 지어주려고 했는데! "
" 가희야, 예명은 리더가 지어줘야지. "
" 치... "
나는 가장 먼저 아이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아이는 수줍게 뺨을 붉히며 손을 잡아 왔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이성을 잃고 잡아 온 손을 그대로 꽉 쥐고서 품에 끌어안을 뻔했다. 하마터면. 정말 그랬다간 아이가 겁을 먹고 다가오지 않으려고 할 테지.
잘 참았다, 김지안.
아이에게 다정한 미소를 보여주며 말을 이어갔다. 자연스럽게 이끌며 테이블에 있는 의자에 먼저 앉았고, 아이를 내 무릎 위로 앉혔다. 어색할 것 하나 없었지만, 아이는 어색했던 모양인지 우물쭈물거리고 있었다.
" 저... 왜... "
" 응? "
" 아!! 언니! 나도 안아보고 싶어! "
" 참아. 순서가 있잖아. "
" 끄응... "
" 아, 동아리실에는 의자가 6개뿐이니까. 일단 오늘은 이렇게 앉고 내일 다시 오면 의자 갖춰둘게. "
" 아... 네... "
어쩔 수 없다는 내 말에 아이는 그렇구나, 하며 수긍했다.
당연히 거짓말일 게 분명한데도 아이는 그저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사실 당장이라도 옆 교실로 가서 의자를 받아오라면 받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아이를 보면 볼 때마다 이상하게 욕심이 생겼다.
언제나 리더십과 책임감을 가지고서 리더로서 꿋꿋하게 잘 버텨왔는데. 이상하지. 걱정이 담긴 아이의 눈빛에 다정하게 웃으며 흘러내리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쓸어올려 주었다.
그러자 다른 애들이 질투와 부러움을 담은 시선이 느껴졌다.
" 오늘은 가볍게 우리들이 춤추는 것만 보고 배우는 건 내일부터 할까? "
" 아... 멘토로 배울 때는 춤도 포함인가요? "
" 뭐, 일단은? 우리가 하는 게 춤이니까. "
" 아... "
" 가볍게만 하고 다른 규칙들도 알려줄게. "
아이를 의자에 앉혀놓고서 부탁했다.
노래 재생 버튼만 눌러달라고 말한 뒤 아이의 앞에서 자세를 잡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부디 조금이라도 아이의 눈에 멋있어 보이기를 바라며 평소보다 더 열심히 춤을 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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