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차일드 타입

[HL/1차cp/221104] 우정링

나비의 보관함 2025. 1. 6. 08:27

 

 

*BL이지만 수 쪽에 뇨타화로 인해 HL변환*

 

 

테루야는 미카도가 자신에게 네모난 상자를 내밀어오는 모습에 그 상자와 미카도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아무리 우리 사이라지만 이걸 서로 주고, 받을 정도로 가깝다고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그 생각을 마법처럼 읽었던 모양인지 미카도가 웃는 얼굴로 말했다.
 
"물론 우리 사이에 이런 걸 할 관계는 아니지만, 이게 뭔지는 알고 싶지 않나요?"
"...반지 아닌가?"
"네, 맞아요. 반지에요. 요즘에는 우정 링이라고 친한 사이끼리 많이 한다고 하던데요?"
"... 우정 링?"
 
미카도의 말에 어리둥절했다. 이게 맞는 건가...? 짧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미카도가 상자 안에서 반지를 빼내더니 테루야의 손을 붙잡고 네 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우기 시작했다.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었던 테루야는 그저 넋 놓고서 미카도가 반지를 끼우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입꼬리를 올려 웃는 얼굴에는 침을 뱉지 못한다고, 테루야는 제가 딱 그 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고 있는 그의 얼굴에 대고서 화를 내지도 못해 어리둥절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테루야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우던 미카도는 다른 한쪽 반지를 들더니 제 손가락에 끼워버렸다.
 
"...진짜 우정 링 맞아?"
"맞아요. 제가 거짓말하겠나요?"
"..."
 
'뭐, 사실은 혼약 반지지만요.'
 
테루야는 저 웃는 얼굴 뒤로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힐끗 바라보던 시선을 거둬 반지가 끼워진 손가락으로 향했다.
반짝거리는 금색 링 가운데 하얀 다이아몬드가 박혀있었다. 딱 봐도 금액이 많이 나갈 것 같은 그런 모습인데 어디서 돈이 생겨서 사주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물어보는 것도, 그 물음에 답이 어느 정도 예상이 갔기에 그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사실 이제 우정 링이 아니라 결혼반지여도 나름 괜찮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반지만 빤히 쳐다보고 있는 테루야의 모습에 미카도는 거금을 들여 반지를 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황한 그의 표정도 보고 반지를 낀 모습도 보았으니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시간이 지나 테루야가 연미복을, 미카도가 웨딩 드레스를 입으며 버진 로드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