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차일드 타입

[GL/드림/250305] 미식연구회 보고서

나비의 보관함 2025. 3. 5. 01:10




허겁지겁, 빠르게 달려오는 한 소녀가 급한 듯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한 카페였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주변을 둘러보더니 창가에 앉아 있는 자리를 발견했다. 그곳에는 한 소녀가 앉아 있었다.
요코는 흐트러진 옷을 정리한 뒤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미안해, 하루나. 내가 늦었지? ”
“어머, 괜찮아요. 요코 양. 그리 늦진 않았어요. ”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오늘 어디 가기로 했더라? ”


요코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하루나를 보며 미안한 기색을 보였다.
본래 약속했던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탓이었다. 핑계라고 한다면 핑계일 수도 있으나, 거리에 사람이 많아서 오는 길이 막혀 늦어진 것이었다.
요코는 별다른 변명을 하지 않고, 깔끔하게 사과했다.
그녀의 사과에 하루나가 다정하게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요코는 하루나의 맞은편에 앉으며 들고 있던 가방을 옆 의자에 놓았다.
하루나는 요코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에 옅게 웃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돈해 주었다.


“그럼 갈까요? ”
“그러자. 예약 시간이 다 되었어. ”


두 사람이 오늘 만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미식연구회의 일원으로서 최근 맛있다고 소문난 레스토랑에 가기로 한 것이었다. 입소문이 제대로 난 곳이었지만, 마땅한 정보가 없어서 두 사람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
애석하게도 와니부치와 시시도우, 아카시는 오지 못했다.
바로 직전에 시시도우의 괴식을 먹고, 탈이 나버린 탓이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목적지를 향해 걸어갔다. 가는 길 동안 시시한 대화를 나누며 웃기도 했다.
하루나가 유일하게 마음을 편히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요코라는 걸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여긴가요. 입소문만 유명해서 찾는 게 좀 힘들었어요. ”
“이즈미의 괴식으로 다른 사람들은 오지 못했다고 했지? 일단 우리가 먼저 먹어보고 알려주도록 하자. ”
“그러도록 해요. ”


두 사람은 잔뜩 비장한 표정을 하고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레스토랑 안은 깔끔하게 꾸며진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한 소품이 눈길을 이끌었다. 두 사람은 테이블에 앉아 각 메뉴마다 대표가 될 법한 음식을 주문했다.
주문하고서 10분 정도 지났을까, 음식들이 차례대로 나오며 식탁을 채웠다.
육즙이 가득 흐르는 스테이크 정식, 윤기가 흐르는 토마토 파스타, 감칠맛 날 것 같은 소고기 필라프, 바삭해 보이는 감자튀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을 고이게 했다. 요코는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서 스테이크를 천천히 결을 따라 잘랐다.
적당히 자른 스테이크를 빈 접시에 옮기고서 그 접시를 하루나의 앞으로 내밀었다. 


“어머, 고마워요. 요코 양. ”
“천천히 먹어, 하루나. ”


이후로 두 사람은 별다른 대화 없이 식사에 집중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왔더라면 시끌벅적해서 문제가 되었을 테지만, 하루나와 요코 조합이라면 조용히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조합이었다.
요코와 하루나가 입안으로 스테이크를 넣었다.
입안으로 들어간 스테이크는 몇 번 씹지 않았는데도 부드럽게 녹아들며 목 안쪽으로 넘어갔다. 입안을 감싸는 부드러운 육즙과 소스, 풍미는 기분을 좋게 했다.
하루나가 꿀꺽, 삼키더니 양손으로 자신의 뺨을 감쌌다.


“이렇게 맛있는 집은... 처음이에요. 뺨이 녹아버릴 것 같네요. ”
“... 그러게, 기대 외로 맛있는걸? 기본이 되어 있는 식당이네. ”
“여길 테러할 일은 없겠어요. ”
“그러게, 파스타와 필라프도 먹어보자. ”


요코는 하루나가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며 웃었다.
파스타와 필라프, 감자튀김까지. 원래 비어 있던 접시처럼 깔끔하게 비웠다. 두 사람은 그걸로도 부족했던 모양인지 더 많은 양을 주문하며 추가로 나온 음식까지 깔끔하게 먹었다.
와니부치와 시시도우, 아카시가 대식가이기에 가려져 있었지만, 두 사람도 나름 대식가였다.
총 20그릇이 넘는 식사를 끝내고 나서야 두 사람은 천천히 일어났다.


“뭐, 괜찮았어. 이즈미랑 아카리가 좋아할 거 같긴 해. ”
“요코 양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
“응, 우리 가는 길에 붕어빵 먹을까? ”
“좋은 생각이에요. ”

레스토랑을 나선 두 사람은 학원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있는 붕어빵 가게에서 붕어빵을 한아름 품에 안을 정도로 사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