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첫 만남은 베이고마 학원에서 이루어졌다.
99연승을 쌓고 배틀을 하자고 말한 아이가를 처음 만났던 레이카의 눈빛은 잠깐이지만 깊게 가라앉았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내 금방 원래대로 돌아와서는 자신의 베이를 꺼내 들며 아이가의 승부를 받아주었다. 레이카의 베이는 나이트 백작과 같은 레프트 아폴로스였다. 아이가 역시 마지막 100승을 위한 승부에 진지하게 임할 생각이었다.
" 자, 대결하자. A 문양 친구. "
" 좋아! 대결하자. "
배틀 홀 앞에 각자의 자리에 서서 베이를 꺼냈다.
배틀이 시작되고 레이카는 일부러 슛을 쏠 때 힘을 느슨하게 빼고 슛을 날렸고, 그 탓에 손쉽게 버스트 당하고 말았다. 고의성이 다분한 것을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이 바로 알아차릴 정도였다. 레이카가 어째서 쉽게 진 건지 당황스러워하며 수군거리고 있을 때, 아이가는 인상을 찡그리며 아이만 지켜보고 있었다. 진지하게 임하며 상대할 생각이 가득했지만, 생각보다 쉽게 이겨버린 것과 상대가 일부러 슛을 힘을 빼고 날려 빠르게 버스트 당했다는 게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하지만 정작 버스트 당해 져버린 레이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무너진 베이를 집어 들고서 다시 조립시켰다.
" 이봐, 너... "
" 이제 끝이지? 가볼게. "
레이카가 등을 돌리고 가려는 모습에 아이가는 다급하게 말을 걸어보려고 했지만 레이카의 단호한 말에 차마 더 말을 걸어볼 수 없었다.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아이가는 한참이나 자기 베이를 바라보다가 다른 이와 승부를 이어갔다. 레이카는 관심 없는 척하고 있었지만 아이가의 배틀을 유심히 지켜보며 구경했다.
그것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자 첫 배틀이었다. 누군가에게는 허무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레이카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턱을 괴고서 아이가가 하는 배틀을 지켜보며 그의 습관, 행동, 진행 방식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배틀에서 레이카가 어째서 손쉽게 당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었다. 모두가 동요해 당황한 일이었다는 소문만 무성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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