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차일드 타입

[HL/드림/241230] 너는 자각할 필요가 있어.

나비의 보관함 2025. 2. 19. 00:04

 

" ... 뭐라고? 에스티니앙. "

" 말 그대로야. 너는 자각할 필요가 있어. "

" 뭔 자각이야. "

 

 

비비안은 이른 아침부터 헛소리를 해대는 에스티니앙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이른 아침부터 나와서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였는데, 그의 말에 졸리던 잠이 확 달아나 버렸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기도 했다. 너는 자각할 필요가 있어, 라니. 그것도 진지한 얼굴로 그런 말을.

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자신을 보고 있는 에스티니앙을 보며 짧은 한숨과 더불어 고개를 저어댔다.

그런 비비안의 반응에도 에스티니앙은 꿋꿋하게 말했다. 앞뒤 다 잘라먹고서 한 마디만 내뱉는 게 전부이진 않을 텐데도. 에스티니앙은 그걸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기색이었다. 

되려 비비안이 에스티니앙에 무슨 자각이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 네가 눈에 띄는 미인이라는 걸 말하는 거지. "

" 뭐어? 에스티니앙, 아침이라 잠 덜 깼어? "

" 나는 잠 다 깼는데. "

" 근데 왜 그러지? 어디 아픈 건가? "

 

 

비비안은 자신에게 이유를 알려주는 에스티니앙을 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유가 들려왔지만, 그가 이제까지 내뱉었던 말들 중에 단연컨데 가장 헛소리임이 분명했다. 에스티니앙의 말에 비비안이 부끄러웠던 모양인지 얼굴을 살짝 붉히며 게슴츠레 눈을 떴다.

괜스레 투덜거리며 오히려 에스티니앙에게 문제가 있다는 듯 굴었다. 

그런 비비안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에스티니앙은 자신을 탓하는 와중에도 그녀가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비비안이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 조금 더 자각하도록 해. "

" 아니, 그러니까 아닌 걸 어떻게 자각하라는 건데? "

" ... 아닌 게 아니니까 하는 말이지. "

 

 

에스티니앙이 비비안에게 자각하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발걸음을 돌렸다.

혼자 남겨진 비비안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그를 보며 짧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 말을 들은 에스티니앙이 화룡점정으로 내뱉었으나,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는 탓에 비비안에게 전혀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