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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데이트 코멘트, 시계탑 앞에서 마나츠를 기다리고 있는 마코토.
마나츠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 감정은 꽃을 다 피워보기도 전에 저물어야만 했다. 자신이 가진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묻는 걸 택한 것이다.
누군가는 그녀를 측은하게 볼 수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이의 감정 따위 아무래도 좋다는 입장이었기에, 상관할 바가 아닐 테지. 그날, 마코토와 아쿠아리움 데이트는 새로웠고, 설렜으며 두 번 다시 없을 가장 행복한 날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날, 집으로 돌아온 마나츠는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묻은 채 잊어버리기로 했다.
다시는 떠올리지 않기 위해 그녀는 스스로 바쁘게 움직였다. 떠오르지 않도록, 무의식적으로 생각나지 않기 위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날을 되새김질까지 해가며 감정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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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츠의 계획과는 달리 그녀의 감정은 자꾸만 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했다.
그건 마나츠의 의도와는 전혀 달리 본능적으로 행해지는 거였다. 이런 감정 자체가 처음이었던 마나츠는 혼란스러워했다. 본격적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감정을 숨기기란 쉽지 않았으니까.
마나츠가 피하면 피할수록 마코토는 점점 더 다가왔다.
" 미노리. "
" 헉! 마코토 선배? "
그게 여러 차례 반복되자 마나츠의 의도와는 다르게 본능이 자꾸 불쑥 튀어나왔다.
가까이 다가오는 마코토의 행동 때문에 가면을 썼던 잔망스럽게 끼를 부리던 모습은 사라지고 부끄러움이 많은 원래 성격을 많이 드러내게 되었다. 마코토 역시 이 사실을 어렴풋이 알아차리고 있었다.
처음에 보았던 모습들은 전부 내숭이라고 하는 것이라는 걸.
그걸 알게 되자 마코토는 조금씩 먼저 다가가기 시작했다. 한 번도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간 적 없었던 마코토였기에 어색한 건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마나츠를 향해 다가갔다.
두 사람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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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는 지난번의 어색함이 거의 사라지고 난 뒤였다.
여전히 어색함이 남아있긴 했으나, 어디까지나 서로 이런 감정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을 뿐이었다. 평소라면 마나츠는 웃었을 테고, 말이 많았을 것이고 마코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응, 아니. 단답형에 가까운 답만 했을 터였다.
아직까지도 마코토는 감정에 대해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 가까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향한 감정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마나츠는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몸과 마음은 너무나도 솔직하게 마코토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인 상태가 된 상황이었다.
" 이제 가을이네요, 마코토 선배. "
" 응, 그렇네. "
" 마코토 선배는 어떤 계절이 좋아요? "
" 아무래도 상관없어. 널 만나는데 계절이 방해되진 않으니까. "
" 긋, 그건 그렇죠~! 아하하... "
그나마 다른 게 있다면 마코토의 말이 길어졌다는 것 그리고 대화 중에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설레는 말들.
그런 사소한 것들이 하나, 하나 모이다가 보니 마나츠의 심장이 남아나질 않았다. 마코토를 만나는 하루하루마다 심장이 설레고 두근거려서. 그대로 마코토를 더 좋아하게 되는 중이었다.
그런 일상이 반복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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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계기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가벼울 때가 있다.
두 사람이 그렇다는 건 아니었지만 어디까지나 그런 일도 있다는 것. 그걸 마나츠가 매일 경험하고 있다. 원래 좋아하는 감정을 자각했지만, 최근에 자꾸 다가오는 마코토의 행동에 설레며 반하기를 반복하는 중이었다.
이젠 이미 친구 이상을 넘어서 버리고 말았다.
그걸 정작 마코토 본인이 모르고 있다는 게 아쉽다면 아쉬운 문제였다. 그런 일상을 보내다가 마코토가 처음으로 자각을 하게 된 상황이 생기게 된다.
마코토는 마나츠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이름을 부르게 허락했다는 것이 기분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 미노리, 여기서 뭐 하고 있어? "
" 유카리 선배! 마코토 선배랑 같이 멍때리기요? "
" 이제 가을이잖아. 다들 단풍 보러 가고 싶다던데, 미노리도 갈래? "
" 마코토 선배도 가요? "
" 우리들의 리더인데 가야지. "
" ... "
마코토는 마나츠가 타케바와 함께 웃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신경 쓰였다.
자꾸 눈길이 가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타케바가 계속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도 신경을 안 쓰고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이제까지 만났던 다른 SEES 사람들은 전부 마나츠를 마나츠, 마나츠 씨, 마나츠 양.
논외로 이오리가 있긴 하지만 애칭을 붙이길 좋아하는 사람이라 패스였다.
멍하니 있던 마코토가 자신이 왜 이런 걸 신경 쓰고 있는 건지,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나츠에게 향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이.
그렇게 마코토는 마나츠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자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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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감정을 자각한 상태에서 마주 보는 건 생각보다 어색하고, 부끄러운 일이었다.
감정이라는 걸 처음 깨달은 두 사람이었기에 더 낯설어하고,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마나츠는 처음 감정을 느꼈을 때 무조건 도망치려고 했을 때와는 달리 이제는 제법 평소처럼 돌아온 상태였다.
두 사람 중 누구라도 먼저 고백을 하면 연인이 될 수 있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두 사람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둘을 볼 때마다 언제 사귀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 말 다 했을 정도였다. 다른 사람들이 응원하고 있는 것도 모르고 두 사람은 헛다리 짚고 있는 중이었다.
" ... 미노리? "
" 왜요? 마코토 선배?? "
" ... 아니, 아무것도. "
" 뭐예요. "
" 아무래도 좋잖아. "
틈만 나면 이유 없이 부른다던가, 이름을 불러놓고 말없이 지켜보기만 하는 것도 여러 차례였다.
마나츠 역시 마코토가 이러는 이유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의문을 가지고만 있었다. 혹시, 선배도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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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은 의심으로 변하고, 의심은 점점 확정이 되어갈 때쯤.
마나츠와 마코토는 서로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정확하게 판단한 건 가을이 끝나갈 때였다. 정확히는 거울 초에 들어가기 직전. 서로에 대한 감정이 처음에는 의심으로만 남아있다가 상대의 행동을 보고서야 확신이 들었다.
상대의 시선이 언제나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 그 입은 누구를 담고 있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도 두 사람은 누가 먼저 입을 열진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코토는 처음이었기에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몰랐고, 마나츠는 마코토와 동일한 이유이기도 했지만 한 가지 더 있었다.
스트레가에게 이 감정을 들키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 이 감정을 너무 드러내면,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몰라. 그러니까 숨겨야 해. '
하지만 그게 어디 쉽게 되는 일이던가.
으레 그렇듯 모든 일이 만사형통으로 쉽게 해결되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스트레가에게 들키지 않길 간절하게 바라는 마나츠의 바람과는 달리 그들은 마나츠의 마음을 쉽게 알아버리고 말았다.
" 너네 점점 더 가까워지는 거 같다? "
" 네? "
" ... "
" 아닌가...? "
오죽하면 마나츠의 반 친구들이나 마코토를 일방적으로 아는 사람들조차 알 정도였다.
그런데 그걸 SEES와 대적하고 있는 스트레가가 모를 리 없었다. 마나츠의 기대는 알 수 없는 곳에서부터 소리 없이 부서지고 있었다.
커뮤 랭크 10
서로의 감정이 끝에 닿았을 때, 동시에 두 사람을 향해 어둠이 다가왔다.
그 앞을 막는 어둠만 아니었더라면 두 사람은 이어져서 행복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서로 모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서로가 채워주며 그렇게 평범하고 단란한 일상을 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커뮤 랭크 10에 관한 이야기는 이곳에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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