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편은 스토킹에 대한 트리거가 있습니다. 유의 바랍니다※
유리구슬 편
어둡고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작은 방, 그곳에는 누군가의 사진으로 벽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하나같이 순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 어두운 방 안에 해맑게 웃고 있는 사진이 있으니 오히려 기괴해 보이기까지 했다. 달칵, 문이 열리고 작은 빛이 새어 들어왔다.
안으로 들어온 누군가가 벽에 붙은 사진에 손과 뺨을 문지르며 거친 호흡을 내뱉었다.
" 후후... 귀여워... "
누군가가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듯한 눈빛으로 사진 속 여자를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입술을 쭉 내밀어 사진에 입을 맞추었다. 그걸로 만족하지 못한 모양인지 혀를 내밀어 뺨을 핥기까지 했다. 누군가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져 갔다.
누군가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책상 앞으로 가더니 컴퓨터 전원을 켰다.
기이잉, 컴퓨터가 굴러가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어두웠던 방안에 모니터 불빛이 확하고 비추었다. 하지만 여전히 어두운 건 여전해서 방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다.
누군가는 모니터 앞에 앉아 입꼬리를 씰룩대며 웃었다.
모니터의 배경 화면조차 벽면에 붙어있던 여자의 얼굴로 되어 있었다. 누군가가 자신의 가방을 뒤적거려 USB를 꺼내더니 본체에 연결했다. 웅웅 울리는 소리와 함께 모니터 화면에 띵하고 창 하나가 떠올랐다.
그 안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 하아... 오늘도 진짜 예뻤어... "
누군가는 사진을 정리하면서 혀로 입술을 내둘러 입맛을 다셨다.
욕망에 젖어있는 눈동자 안으로 사진이 비추어졌다. 보건실로 보이는 곳에서 아슬하게 커튼 사이로 보이는 한 여자가 상의를 벗고 있는 모습이 비쳤다. 연달아 찍은 건지 상의를 벗다가 흠칫 놀라는 모습, 두리번거리는 모습까지 있었다.
잔뜩 겁에 질린 모습에서 커서가 멈추었다.
마우스에서 딸칵이는 소리가 두 번 들려오자, 사진이 크게 키워졌다. 누군가는 그 모습을 보며 숨을 더욱 거칠게 호흡했다. 손을 뻗어 모니터를 어루만지며 침음했다.
" 아아... 사랑스럽구나, 은정아... "
그 좁고 어두운 방 안, 가득 채웠던 사람은 은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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