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차일드 타입

[BL/자컾/240908] 폭력을 벗어날 방법이 없다.

나비의 보관함 2025. 2. 12. 00:01

※군대의 폭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둡고 스연한 공간, 그곳에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머리로 중심을 잡은 채 엎드려있었다. 

이마에 맺히던 땀방울들은 녹색 페인트가 발린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장시간 그러고 있었던 모양인지 그의 몸이 파르르 힘없이 떨려왔다. 이미 눈시울은 붉게 물든 상태였다. 

빨갛게 충혈된 눈이 이제까지 얼마나 버티고 있는지, 지금이 얼마나 아슬한 상태인지 말해주고 있었다.

그의 맞은편 앞쪽에 누군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며 담배 연기를 깊게 빨아들였다. 담배 끝에서 불티가 파삭 소리를 냈다. 그 남자는 후, 담배 연기와 함께 숨을 엎드려 있는 그에게 내뱉었다. 

 

 

" 율담아~ 위치가 점점 내려간다? "

" 윽... 이병, 이율담. "

" 힘드냐? "

" 아닙니다! "

" 그럼 괜찮냐?? "

" ... "

" 이 새끼, 이거 또 대답 안 하지? "

 

 

낮게 깔린 목소리와 뒤통수가 따끔거릴 정도로 날카롭게 쏘아오는 눈빛에 율담이 움찔거렸다. 

습, 소리를 내며 연이 일어나더니 다시 담배를 깊게 빨아들인 뒤 후, 내뱉고 끝까지 타들어 간 담배꽁초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던졌다. 목과 팔을 근육 풀어주려는 듯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전혀 상관없던 다리로 율담의 배를 걷어찼다. 

순간적인 공격이 얼마나 강했으면 퍽 소리가 날 정도였다. 

율담이 연의 발차기에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고통을 참아내며 다시 엎드린 채 팔을 뒤로 하고 머리를 중심으로 버텼다. 율담의 행동에 연이 피식 웃더니 다시 율담을 걷어찼다. 

 

 

" 아욱...! "

" 어허, 점점 늦어진다? 율담아. 똑바로 안 하냐?! "

" 이... 이병, 신율담! 아... 아닙니다! "

 

 

연달아 들어오는 통증에 율담이 자신의 배를 감싸고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러다 연의 호통에 화들짝 놀라며 다시 엎드렸다. 연은 급격히 흥미를 잃어버렸다는 듯이 턱을 문지르더니 몸을 돌려서 손을 휙휙 저어대면서 율담의 옆으로 퉤, 침을 뱉었다. 

거들먹거리는 발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갔다. 

 

 

" 하... 율담아, 꽁초 알아서 버려라? "

" 알겠습니다! "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일방적인 폭력의 시간이 끝난 뒤 연이 완전히 떠나고 나서야 율담은 쉴 수 있었다.

끼이이, 쿵. 낡은 쇠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서야 엎드려 있던 율담이 바닥에 몸을 뉘며 멍하니 연이 나간 문을 보았다. 땀이 비 오듯이 오던 게 얼핏 보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율담은 이 지독한 폭력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으니 차라리 눈을 감는 걸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