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차일드 타입

[HL/드림/240904] 모브의 시점

나비의 보관함 2025. 2. 11. 07:26



모브는 에오르제아의 그리다니아에서 태어나 커가길 창술사로서 커왔다. 

 

어릴 적부터 고단한 수련도, 위험한 임무도 그럭저럭할 수 있게 되어 나름 그리다니아에서는 이름을 알려주는 창술사가 되었다. 그런 모브에게도 동경하는 이가 있는데, 그가 바로 에스티니앙이었다. 

 

에스티니앙은 주로 그리다니아에서 지내며 한 여자와 가깝게 지냈는데, 모브 역시나 그걸 보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도 모브는 에스티니앙이 함께 다니던 그 여자와 안면을 트게 되었다. 이후로 종종 오고가며 안부 인사를 건네고 통성명을 하다가 가깝게 지내기로 했다. 

 

 

 

 

 

" 아, 여기야! "

 

" 안녕, 에스텔. 어제는 잘 들어갔어? "

 

" 그럼. 아! 이쪽이 네가 그렇게 말하던 동경하는 에스티니앙. 에스티니앙, 이쪽은 최근에 친해진 창술사인데 널 동경한대. "

 

" ... 그래? "

 

" 아, 아, 안녕하십니까! 에스티니앙 님...!! "

 

 

 

 

 

모브는 처음으로 보게 된 자신의 동경에 크게 감격했다. 

 

살면서 자신의 모토이자 동경인 사람을 직접적으로 인연을 맺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리 생각하며 저 홀로 감격에 빠져있었다. 에스티니앙의 사나운 눈빛이 자신에게 향해있다는 것도 모른 채.

 

모브는 자신에게 에스티니앙을 소개해 준 에스텔을 보며 감사함을 전했다. 

 

에스텔은 그동안 모브를 봐오면서 이렇게까지 행복해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행복해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기분이 붕 떠올랐다. 묘한 기분에 에스텔이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에스티니앙이 두 사람의 곁에서 그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 

 

 

 

 

 

" ... 난 간다. "

 

" 어, 어? 에스티니앙...! 어디 가는데! "

 

" 에스텔, 얼른 따라가 봐. 에스티니앙 님께서 지금 기분이 안 좋으신 거 같은데... "

 

" 미안해... 얼른 가서 다시 데려올게! "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기만 하던 에스티니앙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에스텔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는 에스티니앙의 모습에 크게 당황해하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모브는 혹여나 자신이 에스티니앙에게 무언가 민폐를 끼친 건 아닌가, 생각하며 눈동자를 굴렸다. 

 

그러다 에스텔의 손등 위로 포개어 잡고는 그녀에게 뒤따라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눈썹 끝을 축 내리던 에스텔이 미안하다는 말을 하더니 씩씩거리며 에스티니앙이 가버린 방향을 향해 달려갔다. 카페에 앉아 있던 모브는 두 사람이 돌아오길 기다렸으나, 3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걱정되기 시작했다. 

 

오지랖이라고 한다면 오지랖일 수도 있으나, 자신의 친구와 동경이 함께 떠나 묘한 불안감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 에스텔, 솔직하게 말해. 그동안 날 거부했던 게 설마 저딴 놈 때문인 거야? "

 

" 무... 무슨 말이야, 에스티니앙. 그거 내 친구에게 실례되는 말이야! "

 

" 하, 실례는 네가 먼저 했어. 에스텔. "

 

" 애초에...!! 가족인데 그, 그걸... 하는 게 더 이상한 거였어! "

 

 

 

 

 

모브는 결국 참지 못하고 자리를 벗어나 두 사람을 찾으러 돌아다녔다. 

 

카페의 뒤쪽,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둘을 발견했다. 에스티니앙이 에스텔을 벽 쪽으로 몰아붙인 채 팔을 벽에 짚어 에스텔이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그 모습이 마냥 좋아보이지 않은 탓에 모브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에스티니앙이 말하는 저딴 놈이라는 게 혹시 자신을 말하는 건가?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에스텔의 답에서 그게 자신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와 험악하게 구겨지는 표정, 점점 올라가는 언성까지.

 

보다 못해 뛰쳐나가려고 할 때 에스텔이 외쳤다. 

 

 

 

 

 

" 내가 언약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잖아. "

 

" 그거야... 가족이니까 책임지는 거잖아. 그, 그거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 "

 

" 누가 그래? 가족이니까 책임지는 거라고. "

 

" 어? 저번에 네가... "

 

" 그걸 그래도 믿은 건가... "

 

 

 

 

 

순간 에스텔이 왁하고 소리를 칠 때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얼굴은 말도 못 할 정도였고, 귀 끝까지 빨갛게 물든 게 누가 봐도 그녀가 지금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모브는 에스텔이 말하는 '그거'라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으나 묘하게 흥미진진했다. 

 

생각해 보니 에스티니앙을 처음 볼 때부터 시선이 영 좋지 않았다. 

 

뒤늦게 깨달은 모브는 계속해서 두 사람의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무어라 중얼거리던 에스티니앙은 에스텔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턱 끝을 붙잡아 올렸다. 

 

두 사람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 이, 이제 안 할 거라니까...!! "

 

" 에스텔. 안 한다는 선택지는 없어. "

 

" 읏... 이거, 놔...! "

 

 

 

 

 

에스티니앙이 몰아붙이듯이 에스텔을 붙잡고서 입을 맞추려고 했다. 

 

모브는 그 모습을 보며 수줍던 감정이 싹 사라지고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에스텔을 구할 방법을 떠올려 보려고 하지만, 자신은 에스티니앙에게 덤벼봤자 이길 능력이 되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지켜보고만 있자니 그게 더 고역이었다. 

 

결국 모브는 급히 어디론가 향했다. 도와줄 누군가를 이끌고 다시 돌아왔을 땐 에스티니앙도 에스텔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타박을 듣긴 했으나, 그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아까 셋이서 만났던 장소로 돌아갔다. 

 

 

 

 

 

" ... 여기에도 없는데... "

 

 

 

 

 

카페에도 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는 주변 사람을 붙잡고서 물어봤으나 보지 못했다는 말뿐이었다. 에스텔이 걱정되었던 모브는 그날 이후로 계속해서 마을 광장, 카페, 거리 등등 그리다니아 전체를 둘러보았으나 그 두 사람을 다신 보지 못했다.

 

세간에서도 에스텔과 에스티니앙의 소식에 대해서 접할 수 있는 게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