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로즈 타입

[HL/드림/240209] 執着, 監禁 そして 逃げるº

나비의 보관함 2025. 2. 6. 01:12

*3각, 집착, 납치, 감금 등 소재가 있습니다.

 

 

 

執着, 監禁 そして 逃げるº

→집착, 감금 그리고 도망.

 

 

리디아 고웬은 자신의 대리인 사람이 위험해지자 결국 클로로 루실후르의 앞에 나타났다. 거기까지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클로로에게 붙잡히게 되었다. 

잠시 방심한 틈에 당하고 만 것이다. 평소라면 방심하지 않았을 테지만, 오늘따라 어쩐지 멍한 구석이 있었기에 그랬던 것 일 수도 있었다. 

결국 리디아는 클로로의 환영여단으로 끌려갔다. 

그리 좁지도 넓지도 않은 방에 갇히게 되었다. 방 구조가 특이했는데, 한쪽 벽면이 전부 통유리였다. 통유리가 있는 쪽의 천장에는 스피커로 보이는 검은 상자가 달려있었다. 리디아가 방을 둘러보고 있을 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 반갑군. ]

" 날 왜 여기로 데려왔어? 당장 보내줘! "

[ 그건 힘들 것 같은데. 그러니 네가 환영여단으로 들어오는 건 어때? 어차피 내가 네 정체도 알고 있으니까. ]

" 뭐? "

 

 

리디아는 클로로의 말에 움찔거렸다. 

이제까지 대리인을 세웠던 이유가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였는데, 그에게 들켰다는 것 자체가 착잡스러웠다. 

환영여단으로 들어오라는 클로로의 말에 리디아가 고개를 저었다. 

누가 보아도 명백한 거절이었다. 클로로는 그녀가 자신의 의견을 거절하자 옅게 웃는 소리를 내더니 한 마디 내뱉고 마이크를 꺼버렸다. 

 

 

" 아니, 나는 들어가지 않아. "

[ 그건 아쉽군. 하지만 시간은 많으니까. 잘 생각해 보도록 해. ]

" 난 들어가지 않는다고...! "

[ ...치지직... ]

 

 

리디아는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끊기는 대화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게 리디아는 환영여단에 붙잡히게 되었고, 의도치 않은 감금이 진행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래도 밥은 제때 챙겨주었고, 식단도 나름 잘 짜여서 나왔다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여가 시간을 즐기라고 책이나 오락거리를 주기도 했다. 

그리고 클로로가 자주 찾아와 대화를 나누기까지 했다. 

하지만 리디아는 이 생활이 탐탁지 않았다. 편하긴 했지만 오히려 정신이 피폐해지는 상태가 되었다. 가장 큰 건 아무래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다는 게 컸다. 

무엇보다 클로로와 대화하면 할수록 그가 자신에게 집착하고 있다는 걸 잘 알 수 있었다. 그가 나쁘다는 건 아니었다. 

비록 환영여단의 사람이었지만, 대화를 통해 알게 된 클로로라는 사람 말이다.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적어도 자신에게는. 좋다고 하면 좋은 쪽이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을 감금하는 건 맞질 않았다. 

 

 

[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나? ]

" 내 생각은 똑같아. 들어가지 않을 거야. "

[ 마음에 드는데. ]

 

 

리디아는 사실 클로로에게 적게나마 고마움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는 단순하게도 그가 자신을 배려해 어두컴컴하고 습기가 가득 찬 지하 감옥이 아닌 풍족하고 고급 진 방에서 생활하게 해주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당장이라도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한가득이었다. 어떻게 해야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혼자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건물이 울릴 정도로 커다란 굉음이 들려오더니 순식간에 내부가 어수선해졌다. 

조용하던 안이 어수선해진 분위기가 되어버리자 리디아의 눈동자가 굴러갔다.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는데도 그녀는 차분히 분위기를 살필 뿐이었다. 

그때 리디아가 있는 방의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들어오는 누군가 자신을 해코지라도 하면, 싶은 생각에 주변에 있던 의자를 꽉 붙잡았다. 칼을 든 강도라면 바로 집어던지고 마법봉을 꺼낼 생각이었다. 

 

 

" 리디아? "

" 어...? 이르미...? "

" 어디 다친 곳은 없어? "

 

 

리디아의 걱정과는 달리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이르미 조르딕이었다. 

리디아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이르미의 모습에 오히려 당황하고 말았다. 의자를 꽉 붙들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져버렸다. 

리디아가 자신이 있는 곳까지 의심할 정도였다. 

분명 자신이 있는 곳이 환영여단일 텐데, 이곳에 어째서 이르미가 있는 건지 의문이었다. 리디아가 얼떨떨하게 이르미를 보고 있으니 이르미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리디아의 곁으로 다가왔다. 

이르미는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며 물어보았다. 

여전히 얼떨떨한 리디아가 멍하니 고개를 저으며 답해주었다. 

 

 

" 어... 괜찮아. 다친 곳도 없고, 오히려 잘 해줬거든. "

" 그건 다행이네. 이제 가자. 언제 클로로가 돌아올지 모르거든. "

" 어? "

 

 

이르미의 말에 리디아는 멍하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지금이 바로 도망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지금이 아니라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미를 따라나서기로 했다. 

그렇게 리디아는 이르미와 함께 도망치게 되었다. 

그녀는 도망치면서 고개를 돌려 자신이 있었던 곳을 보았다. 다시 고개를 돌려 이르미를 보며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다. 

 

 

" 그런데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야? "

" ... "

 

 

리디아의 질문에도 이르미는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답을 주지 않았다. 

그러다 안전하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멀리 있는 도시까지 오게 되자 그제야 숨을 돌렸다. 리디아가 잠시 숨을 돌리고 있던 그때, 이르미가 답을 해주었다. 

 

 

" 한동안 네가 보이지 않아서 찾아다녔어. "

" 네가? 나를? "

" 응. 그러다가 네가 거기에 붙잡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클로로가 자리를 비운 틈타 몰래 잠입한 거야. "

" 잠입이라고 치기엔 좀 많이 시끄럽던데. "

" ... "

 

 

 

리디아는 이르미의 설명을 듣다가 식은 표정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그녀의 냉정한 한 마디에 이르미는 평소의 무표정으로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보던 리디아가 웃어버렸다. 

그녀는 겉으로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르미가 자신을 위해 이리 구출하러 와준 건 고마웠지만, 이르미도 클로로 못지않게 집착하는 구석이 있다는 걸 너무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그가 자신에게 원하는 게 어떤 건지 어느 정도 눈치채기도 했으니까.

리디아는 절로 한숨이 나왔지만, 겉으로 내뱉지 않고 속으로만 내뱉었다. 환영여단에서 벗어난 건 좋았다. 문제는 이제부터 이르미에게서 벗어날 생각을 해야만 했다. 리디아는 은근히 이르미의 곁에 붙어서 물어보았다. 

 

 

" 이르미, 어디 갈 곳이라도 있어? 여기 계속 있었다간 클로로에게 들킬지도 몰라. 아니, 어쩌면 클로로는 이미 내가 도망쳤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지도 몰라. "

" ... 우선 피곤했을 테니 눈 좀 붙인 뒤에 정할까? "

" 음... 그래. "

" 이거 마셔. 아까 사 온 거야. "

" 고마워, 이르미. "

 

 

리디아는 이르미를 향한 고마움은 진심이었다. 

그가 자신에게 앞으로 할 짓을 겪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리디아의 말에 이르미는 말이 없다가 입을 달싹거렸다. 임시 숙소로 잡은 곳에서 눈을 좀 붙이자고 말하던 이르미는 리디아에게 음료를 건네주었다. 

리디아는 그가 갑자기 음료를 주는 게 의심스럽긴 했지만, 내색하지 않으며 마셨다. 

그렇게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고민을 하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졸음이 몰려왔다. 리디아는 침대에 누우며 이르미에게 말했다. 

 

 

" 나... 조금만 자고 일어날게. "

" ... 응, 잘 자. 리디아. "

 

 

리디아가 잠드는 모습을 이르미가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리디아는 완전히 눈이 감기기 직전, 이르미가 저를 향해 소름 끼치는 웃음을 짓고 있는 걸 마지막으로 까무룩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

.

리디아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에 들어온 건 잠들기 전에 있었던 숙소의 천장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어색한 천장에 의아해하며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누군가에게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은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미칠 듯이 욱신거려오는 두통에 절로 인상이 찡그려졌다. 

리디아는 머리를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두통 탓인지 몸이 자꾸만 비틀거렸다. 겨우 벽을 짚고 서는 것이 전부였다. 

전부 처음 보는 낯선 구조물과 가구들이었다. 

눈앞에 문이 보이기에 다가갔을 뿐인데 무언가 가로막힌 듯 더 이상 문쪽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이상하게 여긴 리디아가 자신의 발목을 보았다. 

발목에는 두꺼운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 

 

 

" ... 어? "

 

 

리디아는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족쇄를 잡아당겨보았다. 

족쇄의 끝은 침대 쪽 벽면에 고랑이 파져 단단하게 묶여있었다. 족쇄의 끝으로 다가가 허탈한 눈으로 하염없이 족쇄만 보았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전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때, 열지 못했던 문이 열리고 익숙한 사람이 들어왔다.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함께 있었던 이르미였다. 그의 손에는 죽이 올라간 쟁반이 들려있었다.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리디아를 발견한 이르미가 그녀를 보며 물었다. 

 

 

" 리디아, 일어났어? "

" ... 이르미! 여긴 어디야? "

" 아, 여긴 쿠쿠르 마운틴이야. 앞으로 네 집이 될 곳이기도 해. "

" ... 여길 대체 왜 데리고 온 거야? "

" 그야... 너와 내가 결혼하기 위해서지? "

" 어...? "

 

 

리디아는 이르미의 목소리에 등을 돌리고 그를 보았다. 

조금 격양된 목소리로 여기가 어디냐 물었고, 이르미는 되려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곳이 쿠쿠르 마운틴이라는 말에 놀란 리디아가 되물었다. 리디아가 따지는 듯한 어투로 말하자 이르미는 자신이 들고 있던 쟁반을 침대 옆 테이블 위로 올리면서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그의 당연하다는 태도에 리디아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르미가 리디아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더니 반대편 뺨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 볼 일이 있어서 잠시 다녀올게. 기다리고 있어. "

" ... "

 

 

리디아는 이르미가 방을 나갈 때까지도 멍하니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의 일 밖에 생각나질 않았다. 겨우 클로로에게서 벗어났더니 이번에는 이르미에게서 도망을 쳐야 할 판이었다. 

또다시 도망을 갈 생각을 하고 있는 리디아의 눈동자가 데굴 굴렀다. 

우선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을 묶고 있는 이 족쇄를 풀어야만 했다. 

그때 리디아가 있는 방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미르키였다. 미르키는 몰래 들어오는 주제에 당당하게 리디아의 앞까지 와서는 말을 걸었다. 

 

 

" 네가 이르미 형이 데려온 여자야? "

" ... "

" 하, 너 여기 있기 싫지? 쿠쿠르 마운틴에 오고 싶어 하는 여자는 없거든. "

" ... 그래, 여기에 있을 시간이 없어. 중요한 일이 있거든. 그러니 네가 좀 나를 도와줄래? "

" ... 좋은 생각이 있어. 잠시 기다려. "

 

 

미르키의 첫 마디였다. 

갑작스러운 미르키의 등장에 살짝 당황했던 리디아가 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얼떨떨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리디아의 모습에 미르키가 피식 웃었다. 

미르키는 리디아의 정곡을 찌를 정도로 날카로운 말을 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미르키는 씁쓸한 표정으로 조소를 흘렸다. 리디아는 이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릎을 살짝 굽히며 미르키를 보았다. 

다정한 듯, 네 도움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말에 미르키는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좋은 생각이 있다고 했다. 다급해 보이는 미르키가 리디아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말한 뒤 방을 나가버렸다. 

남겨진 리디아는 미르키에게 부탁을 하긴 했지만,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주변에 있는 남자들이 어째서 이토록이나 자신에게 집착하고 감금하려고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이 그럴수록 오히려 자신은 힘들고, 정신이 피폐해져 가고 있는대도.

 

 

" 하... "

 

 

리디아는 착잡한 마음으로 어떻게 도망칠 것인지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미르키가 땀을 흥건하게 흘리면서 방으로 들어왔다. 리디아를 발견한 미르키가 씩 웃더니 자랑하듯 말했다. 

 

 

" 하, 내가 능력이 좋은 걸 감하게 생각하도록 해. "

" 어? 이, 이게 무슨 열쇠야? "

" 이르미 형의 방에 몰래 들어갔다 왔는데, 아마 족쇄를 풀 수 있는 열쇠이지 않을까. "

" 정말? "

" 지금은 형이 없지만, 만약 내가 널 도왔다는 걸 알게 되면 내가 큰일이야. "

" 어, 어? "

 

 

미르키는 리디아의 앞에서 열쇠를 꺼내들었다. 

리디아는 열쇠를 보고 놀라 물었고, 미르키는 이르미의 방에 몰래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안절부절못하더니 급하게 열쇠를 리디아의 손에 쥐여주고서 허겁지겁 방을 나갔다. 

리디아는 자신의 손에 쥐여진 열쇠를 빤히 보았다. 

미르키가 성공할  거라는 건 의외의 결과였다. 하지만 리디아는 바로 족쇄를 풀지 않았다. 자신의 옷 안쪽에 몰래 숨겨둔 뒤 이르미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생각해 보니 마법봉을 꺼내 열쇠를 가져올 수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미르키가 도와줬다는 것이 고마웠다. 미르키에게 감사함을 전하진 못했지만. 리디아는 힐끗 탕상 위에 올려진 죽을 보았다. 

이르미가 죽에 또 어떤 장난을 쳐놨을지 모를 일이니 먹지 않기로 했다. 

.

.

.

시간이 지나고 볼일을 마치고 돌아온 이르미가 쿠쿠르 마운틴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리디아가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커다란 짐을 함께 들고 온 이르미는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리디아를 보았다. 

그는 옅게 웃으며 자신이 들고 왔던 짐을 리디아에게 보여주었다. 

 

 

" 이것 봐, 리디아.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

" ...? "

 

 

리디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르미가 들고 있는 걸 보았다. 

커다란 비닐에 쌓여있었는데, 리디아가 관심을 가지자 이르미가 비닐을 열고 내용물을 보여주었다. 안에 있는 건 새하얀 웨딩드레스였다. 

이르미가 드레스를 리디아의 몸에 대고서 말했다. 

 

 

" 결혼식에서의 너는 정말 아름답고 예쁠 거야. "

" ... 미안해, 이르미. 결혼은 못 할 것 같아. "

" 리디아...? "

" 이런 식으로 날 감금하려는 사람과 결혼은 힘들 것 같아. "

 

 

 

이르미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리디아를 상상하며 말했다. 

이대로 그녀가 자신의 곁에 영원히 함께하는다는 게 미치도록 좋았으니까. 그 상상만으로 황홀할 지경인데 함께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붉은 버진 로드 끝에 하얀 턱시도를 입은 자신과 반대편에서 부케를 쥐고 자신에게로 걸어올 리디아를 상상했다. 

리디아는 기뻐하고 있는 이르미의 얼굴을 가만히 보았다. 

그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틈을 타 한 발짝 뒤로 물러난 뒤 열쇠를 꺼내 족쇄를 풀고 말했다. 

리디아는 말을 끝낸 뒤 마법봉을 꺼냈다. 

이르미는 드레스를 든 채 몸이 굳어선 허망한 표정으로 리디아를 보았다. 그는 뒤늦게 리디아의 발목에 있던 족쇄가 풀렸다는 걸 알아차렸다. 

리디아의 손에 쥐어진 마법봉을 보자 절로 미간이 찌푸렸다. 

 

 

" 리디아, 어디 가려고? 나와 쿠쿠르 마운틴에서 지내자. "

" ... 미안. 너와 결혼하면 내 자유가 없어질 것 같아. "

" ... "

 

 

이르미는 리디아가 당장이라도 어디론가 사라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다급하게 그녀를 부르며 함께 있자고 말했다. 하지만 간절한 듯한 그의 말에도 리디아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말을 끝낸 리디아가 마법봉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이르미의 눈앞에서 리디아가 사라졌다. 

이르미는 리디아가 사라진 자리를 허탈하게 보기만 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무어라 중얼거렸다. 

 

 

" 이러면 이럴수록 더 가지고 싶어지잖아. "

 

 

무사히 이르미의 곁에서 도망친 리디아는 자신의 안식처로 돌아왔다. 

그녀는 의자에 자신의 몸을 맡기며 생각에 잠겼다. 그들의 집착은 점점 강도가 심해져 갔고, 선을 넘어섰다. 

이젠 힘들어서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자신이 그들과 함께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잠시 쉬기로 했다. 당분간은 몸을 사리면서 거래도 자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잠시 눈을 붙였다. 

그녀가 쉬는 사이 환영여단과 클로로, 이르미는 리디아를 찾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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