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차일드 타입

[HL/드림/221209] 만나게 된 계기

나비의 보관함 2025. 1. 16. 22:46

 

 

수현이 류와 만나게 된 계기는 야마다 유키와 함께하던 작품 촬영을 구경하러 갔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다.수현이 유키의 연인이 되고 그의 촬영장으로 종종 찾아오면서 인사를 하고 서로 점심 때 같이 식사하게 되면서 안면도 트고 인사를 나누었다.류는 처음 처음 보는 일반인 여성의 등장에 당황했지만 유키의 연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친해지는데 시간이 그리 걸리지 않았다. 먼저 인사를 건넨 쪽은 의외로 류였고, 첫 마디는 " 안녕하세요. THE RAMPAGE from EXILE TRIBE의 퍼포머 류입니다 " 였다. 평범 of 평범이었지만 수현은 그의 외모에 감탄해 인사가 평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상 깊게 남았다. 첫인사 이후로 수현이 먼저 류에게 관심을 가졌고 그가 속한 그룹의 노래를 듣고 다녔다. 물론 유키나 류에게는 티를 내지 않았다.

 

 

" 슈상, 오늘도 오셨네요? "

" 아, 류쨩. 왔어? "

 

 

류는 항상 촬영장에 도착하면 메이크업을 받은 뒤 일반인 대기실이나 유키의 대기실로 찾아와 인사를 건넸다.유키가 메이크업을 받거나 리허설할 때면 항상 수현의 곁에는 류가 함께했다. 근처 카페에서 사 온 커피를 사다 준다거나 혹은 본인의 간식거리를 나누어준다거나 하는 것이 그들의 일상이라면 일상이었다. 사실 두 사람은 본인들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미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그날은 밝았고, 촬영장 근처에 커피차가 온 날이었다. 수현은 커피 두 개를 가지고 돌아가려던 찰나에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다.그 충격으로 인해 그대로 커피를 쏟아내고, 유키에게 예뻐 보이기 위해 입고 왔던 옷이 더럽혀졌다. 물론 부딪힌 상대의 옷 역시 더럽혀졌다.

 

 

" 어, 아... 죄송합니다! "

" 이런, 괜찮으세요? "

 

 

두 사람은 성급하게 사과했다.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느라 서로의 얼굴도 확인하지 못하고 서로의 손수건만 교환하고 헤어졌다.새로운 커피를 사지 못하고 유키에게로 돌아온 수현은 받은 손수건으로 옷을 닦아냈다. 볼멘소리로 짜증을 내자 유키도 걱정해주었다. 무슨 일 있냐는 물음에 짧은 한숨을 내뱉고 어깨를 으쓱였다. 괜찮다는 말도 보탰다. 그 일을 가볍게 넘긴 수현이었기에 기억은 흐릿하게 저장될 수밖에 없었다. 그건 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가지고 있던 손수건은 보관한 뒤로 기억에서 까맣게 지워버렸다.두 사람이 기억하는 첫 만남 이후로 둘은 사랑이 아닌 우정으로 관계를 이어갔다. 촬영장에서뿐만 아니라 사소한 곳에서도 만나며 식사하기도 하고 놀기도 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도 했고 식당에서 밥을 먹기도 했다. 커피를 마시며 다음 연극이나 앨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가끔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현이 류를 부르는 호칭이 바뀌기도 했다.

 

 

" 류상, 이거 드세요. "

" 류쨩, 이거 먹을래? "

 

 

하지만 단 한 번도 류가 수현을 누나라고 부른 적은 없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공적인 자리에서든.수현은 점점 바뀌는 호칭에 자신은 스스로 눈치채지 못했다는 게 함정이었다. 바쁜 유키를 대신해 류가 함께 마트를 방문해 장을 봐주기도 했고, 무거운 짐을 들어준다거나 도움을 주기도 했다.이외로는 서로의 트러블도 공개되어 심적으로 위로를 해주거나 교류하기도 했다. 수현의 쉽게 포기하고 지치는 타입의 일이라든지 류의 고소공포증이라든지. 류의 경우에는 낯가림 때문에 방송에서 말을 시키면 유독 당황하게 되는 것까지 수현에게 상담할 정도로 가까워졌다.하루는 커피를 마시던 수현이 류에게 물어보았다.

 

 

" 류쨩, 류쨩은 왜 애인 안 만들어? "

" 네? "

" 아, 혹시 그... 다른 쪽의...? "

" 아니요. 그런 거 아닙니다. "

" 그러면 왜? "

" 아... 제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미 연인이 있어서요.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려보려고요. "

" 그렇구나~ "

 

 

수현은 하도 주변에서 류에게 사귈 생각은 없는지를 물어봐달라고 요구가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질문했다.하지만 질문과는 달리 어딘가 씁쓸해 보이고 슬퍼 보이는 류의 표정에 괜히 물어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류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굴까, 하는 생각을 계속 되뇌기도 했다.그날을 기점으로 류의 행동이 묘하게 달라졌다. 스킨십이라고는 일절 없던 사람이었는데 좋아하는 사람에 관해 물어보던 그날 이후로 조금씩 터치가 잦아지기 시작했다. 가볍게는 어깨 감싸는 것이라던가 어깨에 팔을 걸치는 거나 뒤에서 안는 것도 포함이었다.수현은 이런 류의 바뀐 행동이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별다른 걸 느끼지 못했기에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가까운 사람에게는 스킨십을 하는 편이구나, 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 외에는 평화로운 일상만 존재했다. 매운 걸 먹지 못하는 류를 수현이 자신도 먹지 못하면서 놀리거나 그런 수현의 반응에 얼굴을 붉히고 부끄러워하는 류라던가. 가끔 수현이 유키말고도 류의 촬영 현장을 찾아가 준다거나 무대를 봐준다거나 하는 일도 생겼다.재킷 앨범 촬영할 때는 수현의 보조 매니저를 자처하기도 했다.

 

 

" 류쨩 지금 엄청 멋져! "

" ...아, 부끄러운데요... "

" 아냐, 아냐. 진심으로 멋져. "

 

 

수현은 언제나 누구에게든 솔직한 타입이라는 걸 류는 종종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웃는 얼굴로 칭찬한다면 그 누구라도 누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잔뜩 긴장한 류였지만 그렇게 촬영 화보 장소에서 수현의 도움을 받은 적이 많았다. 수현과 종종 장난을 치기도 하고 막내이다 보니 수현에게 어리광을 부리기도 한다. 한 번은 류가 심하게 아팠던 날, 수현이 그의 병간호를 해준 적이 있었는데 옆자리에서 물수건을 갈아주고 있던 수현을 보며 류는 처음으로 어리광을 부렸다.

 

 

" 슈상, 저... 죽 먹고 싶어요. 계란 말은 죽이요. "

" ... 류쨩, 알잖아... 나 요리 못하는 거... "

" 괜찮아요. 해주세요... 저 지금 그거 못 먹으면 진짜... "

 

연기를 한 번 해본 사람들은 감정을 잘 잡는다고 했던가, 류의 눈물 연기에 그만 껌뻑 넘어가 버린 수현은 류에게 죽을 만들어 주었다. 물론 그렇게 만들어진 죽이 성공할 리가 없기에 타버린 죽이 완성되었다. 그걸 보던 류는 눈을 딱 감고 먹고는 그대로 병원에 실려 가는 에피소드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