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로즈 타입

[HL/드림/240716] ■■■■■

나비의 보관함 2025. 2. 8. 02:00


눈동자 안이 텅 비어버린 듯한 여자가 무심하게 하늘을 보고 있었다.
갈망하듯 팔을 하늘로 향해 뻗었으나 애처롭게도 닿지 못했다. 그마저도 힘에 부치는 모양인지 팔이 파르르 떨리다가 힘없이 툭 떨어졌다.
조심스럽게 들어오는 오수의 모습에도 여자는 시선을 주지 않았다.
대신 눈을 감고 이젠 빚 바래진 기억을 회상했다.


" 하... "


길게 이어지는 한숨이 마치 제 목숨이라도 되는 것처럼 굴었다.
언젠가 끊어질 아슬아슬한 몸뚱어리는 그저 진절머리가 났다. 어릴 적부터 몸 때문에 안 된다는 부정만 들어오니 의욕도, 의지도 상실하고 말았다. 그나마 욕심을 내고 의욕이 생기는 일은 몸이 건강해야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보다 못한 가족들이 그녀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 방법은 부모들이 그래왔고, 그들의 전 세대부터 이리 해왔기 때문에 정해진 것과 같았다. 그녀의 부모는 그저 그녀가 조금이라도 살아주었으면 해서였다.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고, 의욕을 내보이고, 살아가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걸 원했으니까.


" ... 약... 혼자요? "
" 그래, 이웃 나라의 다정한 왕자님이란다. "
" 왜... "
" ... 너도 크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 게다. "


그녀는 가족들의 결정에 반대하지 않았다.
할 마음이 없었다. 자신이 이러함에 있어 자신을 위해주는 건 가족들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깊은 내면에 자리 잡은 마음은 외면하긴 쉬웠지만, 지우기는 힘들었다.
그런 마음탓인지 이 약혼에 정치적인 내용도 포함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부모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얼굴도 모르는 상대의 칭찬은 그리 썩 달갑지 않았다.
그저 이런 저 때문에 근심 걱정을 안고 사는 부모가 하루빨리 벗어나길 바랐다.


" ... ■■■■■ 공주? "
" 아... "
" 소왕국의 오수 고나달테스라고 합니다. "
" 옆왕국의 ■■■■■이라고 합니다... "


이제는 기억에조차 남아있지 않는 제 이름을 불러오는 남자는 약혼자였다.
드레스 끝자락을 붙잡고 살짝 들어 올리며 무릎을 굽혔다. 우아하면서도 단아한 왕족식 인사였다. 이걸 배우기 위해 그녀는 오랜 시간을 혹독한 교육을 받아야 했다.
하루, 이틀. 처음에는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했던 그녀가 오수와 개인적으로 만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호응해 주며 저를 걱정해 주는 이 사람에게 관심이 갔다. 호감이 생겼다.
결국 종국에는 그를 좋아하게 돼버리고 말았다.


" 왕자님, 오늘은... "
" 그런 일이 있었나요? "


다정한 목소리와 깔끔하고 눈이 멀 정도로 잘생긴 얼굴에 마음이 설레어왔다.
비록 정치적인 게 엮이긴 했으나 마음이 반응한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처음으로 밖에 나가자고 말해준 유일한 사람.
그가 웃을 때마다 심장이 살랑살랑, 간지러웠다.
그렇게 그녀는 오수에게 반하고 말았다. 책에서나 보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오수에게서 배웠다.
아무 감정이 없었던 그녀였지만, 오수로 인해 수줍게 웃기도 하고, 부드럽게 웃기도 하며 말수가 많아졌다.
그녀의 부모는 이 사실에 매우 기꺼워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붙잡았던 게 실오라기가 아니라 튼튼한 밧줄이 되어 돌아왔다.


" 오늘은 왕자님께서... "
" ■■■■■, 보기 좋구나. "
" ... 그래 보이나요? "
" 그래, 사랑이 좋은 약이기도 하지. "


부모의 말에 그녀가 홍조를 붉히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렇게 자신의 사랑을 응원해 주던 부모가 날이 갈수록 점차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주변 상황은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메마른 황폐한 대지 같던 마음에 봄볕처럼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것들로 가득 차더니 갑작스레 뜨겁다 못해 익어버릴 것 같은 불이 가득 피어올랐다.
자신의 왕국이 오수의 왕국을 무너트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그녀가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 공주...!! "
" ■■■■■!! "
" 아... 이딴, 왕국 따위... 망해, 버ㄹ... "


온전치 못한 흐린 시야 속으로 들어오는 부모의 당혹스러운 모습이 들어왔다.
그녀가 쓰러진 이후로 침상에 누워 제대로 일어나지 못했다. 마치 잠에서 깨어나길 거부하는 사람처럼. 그녀는 이것이 현실이 아닐 것이라 여겼다.
자신이 사랑해야 할지도 몰랐던 나라,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와 그 남자가 사랑하는 나라.
그 남자가 그 나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곁에서 함께했던 그녀보다 잘 아는 이는 없으리라. 이미 묵혀두었던 마음속 응어리가 결국 터지고 말았다.
작았던 종기가 어느새 커지고 커져 크게 터졌다.


" 아가... 얼른, 일어나려무나... "
" 왜 공주가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냐! "
" 그, 그것이... "


식은땀을 흘리며 침상에 누워있는 여자와 그런 여자의 어미로 보이는 여자, 의원에게 냅다 소리치는 남자.
상황은 점차 악화되어만 갔다.
남자는 의원들이 하나같이 돌팔이라 자신의 여식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오만에 잠겨 나라의 의원들을 하나씩 죽여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으로 인해 자식을 잃게 된다는 걸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가 기절한 이후로 한 번도 침상에서 일어난 적이 없었기에 오수를 만나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만나지 못했다.
그녀의 나라로 인해 그가 사랑하는 나라가 망해버린 것이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스러워서.
잠에서 깨고 싶지 않았다.


[ ... 왕자님, 어디 가세요? ]
[ ... ]
[ 와, 왕자님...!! ]


꿈속에서의 그녀는 여전히 오수와 사랑을 나누었고, 그와 사랑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끝에는 항상 오수가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보며 몸을 돌리더니 점점 그녀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런 악몽을 꿀 때면 그녀의 마음 속 어딘가가 마모되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마음이 작은 부스러기를 내며 점점 무너져 내리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쓰러지기 직전에 내뱉었던 말이 최후의 저주가 되었던 모양인지, 그녀가 쓰러진 사이에 그녀의 왕국은 점점 망해갔다. 멸망에 가까운 그런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마지막 미련이 남아있다면, 오수. 나의 사랑스러운 약혼자에게 미안하다고 전하지 못한 것...
 
그녀는 미련 가득한 말을 마지막으로 자신의 생명의 불을 꺼트렸다.
겨우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생명의 불은 완전히 꺼져버렸고, 그녀는 부서지기 일보 직전이었던 방 안에서 눈을 감았다. 
.
.
.
그렇게 죽은 줄 알았다.
그녀는 분명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어야 하는데, 온전히 생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눈을 뜨면 떠질까? 눈앞에 펼쳐진 자신의 나라가 멸망해 버린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는데. 따위의 생각을 하며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예상과는 달리 그녀의 앞에 있던 건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던 남자가 있었다.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후회 어린 표정과 번뇌에 휩싸인 모습에 순간적이지만, 그가 걱정되었다. 
그 순간 그녀의 앞에 있던 남자가 무릎을 꿇고 그녀의 앞에서 고해를 하기 시작했다. 
 
 
" ... 미안합니다. 미안해요. 당신을... 이렇게 만들어서... "
" 네...? "
" 사실... "
 
 
오수에게서 이제까지의 일과 상황을 들은 그녀의 표정은 여전했다. 
여전히 무감각했으며, 작은 변화조차 없었다. 오수가 말하길, 그녀의 나라가 멸망한 이후 오수가 그녀의 몸을 빼돌렸다고 했다. 그 이유는 그녀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고.
오수는 자신이 먼저 리치가 되기 전에 그녀의 몸에서 영혼을 빼 빚은 뒤 보석으로 만들었다. 
그녀는 그의 말에 자신의 팔을 살펴보았다. 어쩐지 평소보다 단단해 보이고 반짝거린다 싶었더니 그 이유였다. 자신의 몸을 살펴보던 그녀는 시선을 옮겨 오수를 보았다. 
여전히 무릎을 꿇고서 고해를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했다. 
평소에 알고 지내는 느낌과는 달랐다. 다정하고, 한없이 상냥한... 기억의 한 편에 자리 잡은 모습과는 달리 차가워 보였고,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 ... 당신의 의견 없이 이러한 짓을 저지른 나 자신이 밉고, 당신에게 면목 없습니다. "
" ... "
 
 
그의 말이 사실이었다면, 아니 사실이라면.
그녀는 하나의 가설을 세웠다. 그가 이토록 고해를 하는 이유는 자신의 허락 없이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상태로 만들어서였다. 하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사는 것보다 아프지 않은 몸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더 기꺼웠다. 
살아생전 한 번도 아프지 않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가 자신의 몸을 살펴보고 있을 때, 기어코 오수가 눈물을 보이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녀는 생전 처음 보는 그의 모습에 조용히 오수를 끌어안아 주었다.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과 자신을 향해 미움은커녕 평소와도 똑같은 모습을 보이고 오히려 미안하다며 고해를 하고 있는 이 남자를 보고 있으니 죽은 것 같았던 심장이 다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가, 감정이 없어 보이던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주륵 흘러내렸다. 
 
 
" 괜, 괜찮아요... 왕자님. 오히려 제가 더... 미안해요. 막지 못해서... "
" ■■■■■... "
 
 
오수의 사랑에 깊게 감명받은 그녀가 그를 안아주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오수와 같이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사랑 또한 변함이 없다는 걸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머리로는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는 걸 인지했다.
하지만 듣고 있는 귀는 제대로 그 이름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녀가 인상을 찡그리자 오수가 그녀의 뺨을 감싸 문지르며 말했다. 
 
 
" 무슨 잘못된 부분이라도 있습니까? "
" 그게... 제 이름이... "
" ■■■■■? "
" 머리로는 저를 부르고 있다는 걸 알겠는데... "
 
 
그녀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지금을 오수에게 이야기했다. 
오수는 진지하게 그녀의 이야기를 듣더니 수첩을 가지고 와 무언가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전부 들은 오수는 그녀에게 별일 아닐 거라며 다시 안아주었다. 
오수의 품에 안긴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따스하기만 했던 그의 품이 어느새 차갑게 느껴지는 사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
.
.
그 뒤로 그녀가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오수가 지금은 인간이 아닌 리치라는 점.
그리고 에인로가드의 영주로서 그 영지에 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오수는 조금 밝아진 목소리로 그곳에 마법학교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즐거운 듯 웃으며 미래를 이야기하는 오수의 모습에 그녀 또한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리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그녀였기에 오수에게 물어보았다. 
 
 
" 리치라는 거... 위험하지 않나요? "
" 요즘은 합법화되어서 위험하진 않아요. 좋은 점도 있고... "
" 좋은 점이요? "
" 밥을 먹지 않아도 되고,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더 학문에 집중할 수 있고요. 무엇보다... 당신과 함께 할 시간이 늘었죠. "
" 왕자님... "
" 아, 이제 저는 왕자가 아니고 당신도 공주가 아니니 서로 이름으로 부르죠? "
" 아... 좋아요. "
 
 
리치에 대한 설명을 하다가 문득 그녀가 여전히 부르는 호칭에 오수가 반응했다.
오수는 씁쓸하게 웃으며 우리의 왕국은 이제 없으니 서로의 이름을 부르자고. 그녀의 귀에 이명처럼 들리는 이름을 계속 부를 수는 없으니 그 대신 오수가 예쁜 이름을 지어주었다. 
헬레나, 그녀는 자신의 잊힌 이름이 아닌 새 이름이 마치 새 출발을 알리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결국 제 이름이 될 수 없는 이름임에도 기분이 좋아졌다. 
에인로가드로 떠나기 위해 두 사람은 여행 아닌 여행을 시작했다. 그 여행이 두 사람의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오수에게 있어 유일한 약점이 되고 만 것을 알게 되는 여행이기도 했다. 
에인로가드에 어찌 도착한 두 사람은 영주의 성에서 지내게 되었다. 
 
 
" 부족한 게 있으면 말해요. "
" 부족한 거 없어요. "
 
 
오수는 그녀를 위해 뭐든지 해 주려고 하는 분위기였다. 
정작 그녀가 그걸 받아주지 않아 오수는 불만이었지만. 두 사람이 함께 에인로가드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에인로가드에서 할 일이 마땅히 없었던 그녀였기에 대부분의 시간은 방 안에서 보냈다. 
가끔 오수가 시간이 나면 둘이서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도 했다. 
사실상 오수가 오고 가는 건 자유롭게 하라고 허락을 해주었으나 살아생전의 습관 탓인지 건강한 몸이 어색하기만 했다. 여전히 조금이라도 걸으면 어디가 아파질 것이라는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낯가림이 심한 그녀를 배려한 오수가 성 안에는 적은 사용인들을 준비했으며, 산책은 항상 사람이 없을 때만 갔었다. 
 
 
" 헬레나, 그거 압니까? 요즘 에인로가드 안에서 이상한 소문이 돈다던데. "
" 네? "
" 에인로가드의 안에 유령이 있다는 소문이 있더라고요. "
" 아... 유령이요? "
" 네, 제가 보기엔 아무래도 헬레나인 것 같지만... "
" 아... "
 
 
오수가 전해다 주는 작은 소식들은 그녀의 하루 일과이기도 했다. 
낯가림이 심하고 밖을 나서질 못하다 보니 자연스레 오수가 물어다 주는 소식만이 밖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는데, 그녀는 그 시간을 참 행복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점점 말이 없어져 갔다. 
분명 느끼는 감정은 행복이 맞았다. 하지만 작은 손짓과 몸짓 하나면 오수가 전부 알아듣기 시작하니 굳이 입을 열 필요가 없어진 것이었다. 집안에 있는 사용인들조차 눈치가 빠른 편이라 그녀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움직였다. 
그렇다 보니 그녀가 말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어갔다. 
그녀에게 있어 더없이 좋고 행복한 일상이었다. 원체 말이 없던 사람이다 보니 이렇게 알아서 해주니 더없이 좋았다. 
 
 
" ... "
" 헬레나, 산책 가자고요? "
" ... "
" 갑시다. "
 
 
죽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산 것도 아닌 몸.
종족은 달랐으나 두 사람은 엄연히 불로의 존재였다. 그렇게 에인가로드에 정착하고 몇십 년, 몇 백 년이 흘러 이제는 천 년이라는 시간이 되었을 때.
그때도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에인로가드 마법 학교의 안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 그거 들었어? 교장한테 엄청 아름다운 부인이 있대 "
" 미쳤냐? 그딴 소문을 들을 거면 차라리 에인로가드의 유령을 믿겠다! "
" 아니, 들어봐. 진짜라니까? "
 
 
어린 마법 학생들의 사이에서 교장의 아내라는 존재가 소문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7대 미스터리의 방식처럼. 처음에는 모두가 그 소문을 믿지 않고 오히려 개소리 취급했으나, 우연찮게 마주치는 경우가 생기면 하나같이 경악을 했다. 
어떤 사람은 기절하는 바람에 의료실로 실려간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해프닝 속에서도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각자의 방식대로 사랑하고 있었으며, 서로를 존중할 줄 알았다. 그 많은 시간 속에서 그녀는 행복함과 동시에 의문도 함께 느꼈다. 
먼발치에서 느껴지는 아련한 시선이 그 의문을 안겨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