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켄유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인사를 걸어오던 친구 중 한 명이 바로 유렌이었다.
이름표를 보이며 서로 통성명하고 난 이후로 가깝게 지내게 된다. 토모다군과 사쿠라바양이랑 함께 소꿉친구가 되었다. 더욱 가깝게 지내게 되는 계기는 켄유가 이름표를 잃어서 주변을 살피고 있을 때 하교하던 유렌과 마주하게 되고, 유렌이 기꺼이 켄유를 도와 이름표를 찾아주었을 때였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을 때, 유렌이 켄유의 소매를 당겼다.
" 유키, 이쪽. "
" 아! 있다! 있다! "
유렌은 해가 져버리는 시간에도 꿋꿋하게 켄유와 함께 이름표를 찾아주었다.
유렌이 이쪽으로 오라는 손짓에 따라간 켄유가 부모님의 말씀에 반쯤 포기할 때쯤 벚꽃 사이에서 이름표를 찾게 되는 것을 계기로 가까워졌다.
중학생
초등학교 졸업 이후 같은 중학교로 진학한 켄유와 유렌.
켄유가 유독 벚꽃을 좋아하는 모습에 유렌은 그의 모습을 항상 보고 있다. 벚꽃을 보는 켄유와 그런 켄유를 바라보는 유렌은 언제나 같은 일상의 모습이었다.
벚꽃을 보는 켄유의 옆에는 항상 유렌과 축구공이 함께했다.
등교할 때도, 교실에 있을 때도, 수업하거나 하교할 때도, 하교 이후에 집에서 공부하거나 숙제할 때도 유렌과 축구공이 있었다.
켄유에게 있어 유렌은 소중한 친구였다.
" 이것 봐, 드리블 연습 잘하게 된 것 같아. "
" 정말이네. 축하해, 유키. "
켄유가 축구에 대해 자랑하면 그 옆에서 유렌이 항상 들어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렌은 축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켄유가 언제나 알려주는 정보를 잊지 않고 기억했다.
언제나 함께
켄유의 시력이 좋지 않다는 소식에 유렌이 걱정하기도 했다.
단순한 걱정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조금씩 받는 용돈을 모아 눈에 좋은 약이나 음식을 사다준는 일도 있었다. 아직 학생이었기에 그리 큰 선물도 아니었지만, 켄유는 유렌의 마음에 감사함을 전했다.
" 고마워, 유렌. "
" 눈 건강에 좋대. 아침, 저녁으로 꼭 챙겨 먹어야 해. "
켄유의 부모님이 유렌을 말렸지만, 유렌은 고개를 저으며 켄유의 고통을 모른 척할 수 없다, 그의 꿈을 응원하기 때문에 이 정도는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렌은 안경을 끼고 있는 켄유의 모습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 안경이 켄유의 시력을 빼앗고 있는 것 같아서, 그의 꿈을 앗아갈 것 같아서. 하지만 켄유의 앞에서는 그리 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소라닌 고등학교
소꿉친구들 사이에서도 켄유와 유렌은 유명했다.
바늘과 실, 단팥과 호빵, 타코야끼와 그 속에 든 문어, 등등. 거의 모든 시간을 함께 지내다 보니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고, 그만큼 더 가까웠다.
정말 당연하게도 두 사람은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켄유는 이사장의 추천으로 미야자키현의 명문, 소라닌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고, 유렌은 켄유와 같은 학교로 진학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열심히 공부해서 진학했다.
" 고등학교도 같은 곳이네. "
" 그렇지? 영혼의 단짝이잖아. "
두 사람은 서로를 부를 때, 영혼의 단짝이라고 불렀다.
언제나, 항상, 함께였기에 떨어져서 지낸다는 건 마치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처럼 느껴졌다.
모델
켄유와 도쿄 여행 중 거리를 걷고 있던 날, 그가 모델 제의를 받게 되었다.
유렌은 자신이 생각해도 용모가 좋고, 아우라가 있는 켄유의 모습에 모델 제의라는 말을 듣자마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켄유라면.
켄유가 지금은 친구와 쇼핑 온 것뿐이라며 관심 없어 하는 태도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사진 한 장만 찍게 해달라는 그 말에 어쩔 수 없이 찍게 되는 모습은 유렌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살랑이며 불어오는 바람에 뺨이 간지럽듯이, 그의 모습이 훅하고 들어와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자신을 찍고 나서 돌아가려던 찰나, 카메라맨이 명함을 주며 유렌에게도 관심이 있으니 한번 해보고 싶으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유렌은 얼떨떨했지만, 명함을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구원
안 좋은 일은 언제나 소리 소문 없이 찾아오는 법이던가.
유렌에게는 대외 활동에서는 다정하고, 상냥하며 좋은 아빠지만, 집에서는 유렌에게 무차별적인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아버지가 있었다. 그로 인해 유렌은 사람의 겉모습을 보고서 차별하지 않았다.
한창 잘 먹고, 잘 자라고, 좋은 것을 보며 애정을 받아야 할 나이, 중학생.
유렌은 누구에게나 거리를 두며 사람을 믿지 않았지만, 언제나 먼저 다가와 주고 말을 걸어주는 상냥한 켄유의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켄유로 인해 열렸던 문이 아버지로 인해 다시 닫히려고 할 때였다.
아버지의 폭언과 폭행 속에서 켄유가 구해주었다.
켄유는 떨고 있는 유렌의 어깨를 켄유가 감싸안아 주었다. 유렌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달려와 준 켄유의 모습에 다시 두근거림을 느꼈다.
이때가 유렌이 켄유를 향한 짝사랑을 자각하는 순간이었다.
꿈을 쫓다 : 이제 내가 너를 구원할 차례야.
안 좋은 소식은 어쩜 이렇게 연달아서 오는 건지.
초등학생 때 눈이 좋지 못하다고 해서 유렌이 용돈을 모아 눈에 좋은 건 뭐든 챙겨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켄유의 눈이 좋아지지 않았다.
병원에서 들려오는 시신경 질병으로 인해 시력이 나빠진다고, 조기에 발견했기 때문에 실명은 면했지만, 피로가 쌓이면 병이 악화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크게 좌절하고 힘겨워하는 켄유의 곁에서 유렌이 많은 위로를 해주었다.
유렌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느끼기에 켄유가 많이 무서워졌지만, 유렌의 위로와 애정에 켄유가 조금씩 순하고 친절하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 유키, 네가 날 구원해 준 만큼 나도 널 구원해 줄 거야. "
유렌은 스튜디오에서 자신을 구해주었던 켄유의 모습을 기억한다.
자신의 구원자인 켄유를 위해 유렌은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있다.
응원
유렌은 켄유가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을 때까지 곁에서 함께했다.
어릴 적부터 함께였지만, 구원 이후로의 함께는 어딘가 달랐다. 조금 더 짙었고, 깊었으며 두 사람 사이에 그 누구도 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켄유의 전국 대회 출전, 거기에는 유렌의 애정과 도움이 포함되어 있다.
켄유의 경기에는 항상 유렌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고, 경기가 끝날 때면 켄유가 언제나 유렌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