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로즈 타입

[HL/드림/250109] 민속촌 괴담 참여

나비의 보관함 2025. 2. 28. 01:05


검은 공간을 지나고 눈을 뜨니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회사 건물 내부였던 것과 다르게 지금은 발끝에서 느껴지는 모래의 부스러지는 감각, 손끝에서 느껴지는 낯선 바람, 코끝을 스치는 오래된 짚의 마른 냄새가 완전히 다른 곳에 왔다는 걸 알려주었다.
이곳은 백일몽 주식회사에 등록되지 않은 어둠 탐사 기록 일지다. 
미등록된 어둠이 있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유능한 D조 조장과 S조 조원이 호출되어 참여하게 되었다. 기록된 탐사 기록이라고는 풋내기 신입들이 참여한 탐사기록 #23과 탐사 증언#1뿐이었다.
탐사기록 #41과 #55는 그닥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건너뛰기로 한다.
두 사람은 가장 먼저 가면부터 확인했다. 각자 도마뱀/벌매 가면을 확인 후 몸을 뒤져, 가지고 있는 물품부터 확인한다. 주머니에는 꿈결 수집기와 바이탈 체크기기, 재생 물약 하나씩, 편지봉투가 동봉되어 있다. 각자의 장비는 안전하게 들어온 듯하다.
편지봉투를 열어보니, 열람 주의 표시가 뜬 안내서와 도장판, 안내 지도서가 함께 있다.
 


※열람 주의※
유의 : 해당 괴담에 진입 후 발생하는 일들로 인해 과호흡, 환청, 환각, ■■■, ■■■■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용인시에 있는 민속촌을 테마로 하는 테마랜드.

이 괴담에 진입하면 첫 등장자는 무조건 '다리 한쪽'을 소지하게 된다.

현재 공식적으로 등록된 게 아니다 보니 관련 자료가 매우 부족함. 
백일몽의 식별코드가 생긴다면 B급 이상으로 추정. 최소 진입 인원은 2명. 진입 시 자동으로 바디캠과 헤드라이트, 도장판이 지급되며 한 구간을 완료 후 도장판에 도장을 받아야 한다.
도장을 누구에게 받는 건지는 의문이라고 하며 도장판은 총 6개의 도장 찍을 곳이 있다.
도장을 전부 찍고 나서야 탈출 성공.

* 이름만 보고서 참여를 결정해야 하며, 참여에 관해 넘길 수 있는 권한은 최대 5번이 한계. 
예시로 관아에 계신 사또님에게, 무속신앙, 여우불, 꼬꼬마 땅따먹기, 도깨비 잔치를 넘기면 호랑이님 생신은 무조건 참여해야 하는 법. 아주 만약에 6개의 도장을 받지 못했는데 트랙이 끝났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도장판도 리셋이 되니 주의하자!

미등록된 탐사 기록치고는 꽤 많은 이들이 탐사를 거쳐 갔다. 왜일까?

 
안내서를 읽고 나서야 바디캠과 헤드라이트가 착용된 사실을 알게 된다.
잠시 대화 이후 참고된 지도가 알려주는 방향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보이는 '관아에 계신 사또님에게' 안내표지판을 본 두 사람은 해당 트랙을 보게 된다. 
 
    <참여한다.>
→ <건너뛴다.>


두 사람은 '관아에 계신 사또님에게'를 건너뛰고 다음 트랙으로 향한다.
분명 넓은 광장과 웅장한 건축물들이 가득한 공간에서 한 걸음 만에 낡고 후미진 초가집의 앞으로 옮겨졌다. 금방 무너질 것 같이 쩍쩍 갈라진 마른 진흙 벽과 다 말라비틀어진 건초더미로 얻은 지붕.
작은 집 옆에는 백 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커다란 나무가 보인다.
나무에는 녹색, 파란색, 빨간색, 하얀색, 노란색의 끈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고, 나무 앞에는 자잘한 돌들이 탑을 쌓고 있다. 덩그러니 놓인 두 사람이 주변을 살펴보고 있을 때, 초가집에서 벌컥 문이 열리며 하얀 한복을 입은 여인이 나타났다.
 
 
" 어허! 게 누구냐!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신당에 발을 들여! 인사라도 하지 못할까! "
 
 
날카로운 불호령에 귀가 얼얼하다.
두 사람은
 
→ < 돌탑이 쌓인 곳에 인사를 한다. >
    < 무당을 보며 인사를 한다. >
 
인사를 하고 나니 언제 화를 냈냐는 듯이 무당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살펴본다.
가만 살펴보던 무당은 다시 호통을 치기 시작한다. 
 
 
" 예까지 무슨 일인가? 도마뱀 행세를 한 이와 그쪽 아가씨는... 묘한 여인이로군. "
 
 
무당의 말에 허둥지둥 도장판을 보인다. 
도장판을 본 무당이 한숨을 내쉬며 오방기를 꺼내 오더니 돌돌 말아 두 사람 앞으로 내민다.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깃발의 끝을 이자헌에게 향하도록 둔다.
 
 
" 거 도령이 뽑아보시게. "
 
 
    <빨간색>
→<하얀색>
    <파란색>
→ <녹색>
    <노란색>
 
 
" 어허! 이거 참, 거기 여인도 뽑아보시게! "
 
 
이자헌이 뽑은 색을 보더니 한탄을 하는 무당, 이후 다시 돌돌 말아 이 연에게 건넨다.
 
    <빨간색>
    <하얀색>
 →<파란색>
    <녹색>
  →<노란색>
 
두어 번을 뽑아도 무당은 다시 돌돌 말아 이 연에게 건넨다.
파란색과 노란색이 뽑히고 나서야 무당은 부채를 들더니 촥 펼치며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언제 들어 올린 건지 작은 방울이 모인 무령을 높게 치켜들며 흔든다.
짤랑, 짤랑. 높고 날카로운 소리가 주변을 가득 채우고, 스산한 바람이 불어온다.
도장판이 절로 둥실거리며 떠오르더니 두 사람의 앞에서 도장이 쿵 찍힌다. 무당이 아까와 같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 연을 바라보며 말한 뒤 이자헌에게도 말한다.
 
 
" 여인은 행동을 조심하는 게 좋겠네. 도령은 여인의 곁에 꼭 붙어있게! 그렇지 않는다면... 큰코 다칠 게야. "
 
 
무당의 웃음소리가 사방에서 퍼지며 순식간에 낡은 초가집이 사라졌다.


 
두 사람의 앞에는 또다시 표지판이 보인다. 이전으로 돌아가는 표지판은 깨져있었고, 앞으로 나아가는 표지판에 '여우불'이라고 적혀있다. '여우불'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한순간에 장소가 바뀌었던 아까와는 달리 걷고 또 걷는데도 도착하지 않았다.
잠시 발걸음을 멈춘 두 사람은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부터 주변은 어두컴컴해져 있었고, 마른 모랫바닥에 낮은 풀들만 가득했던 공간이 아닌 울창한 숲속 한 가운데가 되어있었다.
 
 
→<주변을 살펴본다.>
    <계속 걷는다.>
 
 
주변을 살펴보기로 정한 두 사람은 숲속 안에서 흐릿하게 번지는 푸른 불꽃을 발견하게 된다.
 
 
→ <가까이 가본다.>
    <돌아간다.>
 
가까이에서 살펴보기 위해 조금씩 다가간다. 
혹여 있을 일을 위해 각자 장비를 손에 쥐고서 조심스럽게 다가가는데, 가까이 가는 순간 훅하고 푸른 불꽃이 사라진다. 그 순간 주변에서 깔깔거리는 째지는 웃음소리가 들린다. 
두 사람은 서로 등을 맞대며 사방을 경계한다.
날카로운 날붙이가 두 사람의 몸을 사정없이 긁어댄다. 얇은 손톱으로 긁는 듯한 행색에 팔과 다리에 작은 부상이 생겨난다. 둘의 주변으로 푸른 불꽃이 일제히 동시에 확 피어오른다.
 
 
    <이자헌의 '버터나이프'로 공격한다.>
→ <이 연의 '사슬'로 공격한다.>
 
 
사슬 공격에 나가떨어진 건 작고 아담한 여우였다. 
눈덩이처럼 새하얀 여우가 컁! 하고 울부짖는다. 그러자 일제히 푸른 불꽃이 나타나 두 사람의 주변을 맴돌며 숨통을 조여온다. 다시 한번 사슬을 휘두르자, 실체가 없던 푸른 불꽃이 흐트러진다. 
여우가 다시 푸른 불꽃을 만들자 두 사람이 휘청거린다. 
울렁거리는 느낌과 동시에 환각에 빠져든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 이자헌 >
    < 이 연 >
 
환각까지 무너지자, 여우가 두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와 빤히 바라본다.
가만히 보던 두 사람은 여우에게 도장판을 건네었고, 도장판의 등장에 여우불이 나타나 도장을 찍듯이 그을러버린다. 이후 어두웠던 주변에 급격히 밝아지며 울창한 숲이 아닌 풀이 난무한 거리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나무로 된 표지판. 
아까와는 달리 이전 표지판에는 '■■■'이라고 되어 있었고, 다음으로 가는 표지판에는 '꼬꼬마 땅따먹기'가 있었다. 두 사람은 
 
     <참여한다.>
→ <건너뛴다.>
 
'꼬꼬마 땅따먹기'를 건너뛴다. 이후 바뀐 표지판에는 변한 게 없는 '꼬꼬마 땅따먹기'와 다음으로 가는 '도깨비 잔치'가 나온다. 두 사람은 '도깨비 잔치'를 
 
    <참여한다.>
→ <건너뛴다.>
 
'꼬꼬마 땅따먹기'에 이어 '도깨비 잔치'도 건너뛴다. 
이후 두 사람은 '호랑이님 생신', '까치 이야기'를 건너뛴다. 여기서 강제성이 발동되어 두 사람은 무조건 '추노'에 참여하게 된다. 표지판이 있던 길목에서 건너뛰려고 했으나, 넘어가지지 않는 탓에 발걸음을 옮긴다.
한 걸음 옮기자, 주변 환경이 순식간에 변한다.
높은 억새들이 가득한 드넓은 초원 한복판. 그곳에서 넝마짝이 된 사람들이 달리기 시작한다. 이자헌과 이연은 갑작스러운 주변 상황을 살펴본다. 
 
 
    <도망치는 쪽을 도와준다.>
→ <잡는 쪽을 도와준다.>
 
잡는 쪽을 도와준 두 사람.
처참한 환경에 혀를 찰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 높던 억새들은 전부 허리가 꺾여 숙인 채였고, 도망치던 사람들 중 사내들은 목이 베이고 아이들은 도륙당하고 여인들은 포박당했다.
두 사람은 생경한 장면들의 연출에 절로 인상을 찡그린다. 주변 상황이 영 찜찜하지만, 도장판에 도장이 찍힌다.
 

도망치는 쪽을 도와주게 된다면 무한 굴레에 빠지게 되니 조심! 또 조심!
추노는 노예임에도 불구하고 주인의 허락 없이 도망친 노예이니 혹여나 도와주었다간 안 좋은 일을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다시 표지판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방금 전 '추노'에서 있었던 일에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하다.
이전으로 가는 표지판에는 '추#@' 깨진 글자가 노골적으로 적혀있다. 다음으로 넘어가는 표지판에는 '내 다리 내놔.'. 두 사람은 열람 안내서에 나왔던 대로 자신의 소지품 중 '다리 한쪽'이 있는지 확인한다.
두 사람에게는 '다리 한쪽'이 없다. 
 
'내 다리 내놔','장사꾼','홍백 설화', '민속 공연'을 건너뛰고 '소원 풍등' 앞에서 참여하기를 택한다.
 
표지판을 지나 조금 걷기 시작하자, 얼마 안 가 냇가가 나왔다.
시냇물처럼 졸졸 흐르는 작은 강줄기와 그 위로 건널 수 있는 돌다리까지. 어느새 하늘은 어둑서니가 내려온 듯 깜깜해졌고, 별이 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돌다리 근처에는 사각형의 풍등이 놓여져 있고, 그 옆에는 붓과 종이가 준비되어 있다. 종이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있다.
 

소원 풍등 이용하는 방법을 보고 이용하시오.

1. 준비되어 있는 붓에는 충분한 먹이 먹여져 있으니, 그대로 사용하면 되오.
2. 풍등 위로 살포시 적어 가는 걸 추천하오. 너무 꾹꾹 눌러서 쓰면 풍등 종이가 찢어지니 유의하시오.
3. 전부 적었다면 풍등은 알아서 불이 켜질 것테니 천천히 하늘로 올리면 될 것일세.
4. 만일, 풍등에 소원이 아닌 거짓을 적는다면 그대의 신체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네. 주의하도록 하게.

十五越溪女(십오월계녀)
羞人無語別(수인무어별)
歸來掩重門(귀래엄중문)
泣向梨花月(읍향이화월)
소인은 내 님을 만나지 못하였소, 그러니 부디 그대들의 소원은 이루어지길 바라오.

 
적혀있는 내용을 읽은 두 사람은 풍등 위로 글자를 적어 가기 시작한다.
각자의 소원을 쓰자, 풍등 안에 작은 불꽃이 켜지며 둥실 떠오른다. 서서히 올라가더니 풍등이 거짓을 판별해 내고, 터졌다. 그순간 별다른 경고도 없이 두 사람의 신체 중 일부가 절단되었다.
 
이연 : 왼손 소지와 약지 절단.
이자헌 : 오른손 손목 절단.
 
두 사람의 거짓의 크기에 비례하여 절단된 신체 일부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울컥 차오르는 피를 지혈하며 힘겹게 다음 풍등을 쓰기 시작한다. 하마터면 두 사람이 오늘은 재생 물약을 챙겨오지 않았다. 전부 써진 풍등이 점점 올라가더니 하늘 위로 별이 되었다.

어떤 소원을 작성했는지는 비밀이오. 
그대의 마음이 전달되길 바라거든, 풍등에 전부 담아 날리길 바라겠네.

다시 표지판 앞으로 도착한 두 사람의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니었다. 이자헌의 체력을 말할 것도 없었고, 이연 역시 체력이 괜찮은 편이니 두말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이전으로 가는 표지판에는 '무어별'이라고 적혀있었다.
다음으로 넘어가는 표지판에는 '그네로 담 넘어' 였고, 두 사람은 잠시 쉬어갈 요령으로 넘겼다.

아직 트랙을 선택하지 않고, 고민하고 있을 때 문제가 생겼다.
오류가 생긴 건지 표지판이 갑자기 두 사람의 앞에서 방향을 잃은 듯 계속 헛돌기 시작했다.

 

움직이지만 않으면 됩니다! 
그 무엇을 보든, 듣든, 맡든 절대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는 순간 암흑뿐일 것입니다.

 

뇌리에 강렬하게 들어와 꽂히는 소리가 들리면서 눈앞은 하얀 노이즈가 꼈다.

 

두 사람이 비틀거리며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탁하고 사방이 어둡게 물들었다. 

앞뒤, 위아래 구분 없이 어둠만 가득한 곳에서 두 사람은 움직임을 멈추고 주변 상황을 살폈다. 섣불리 움직이면 안 되는 걸 알기에 더욱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한다. 어둠 속에서 둥! 둥! 커다란 북소리가 귀에 울릴 만큼 퍼진다. 

천천히 울리던 소리는 점점 커지면서 둘의 경계를 더 자극했다.

두 사람의 귀에도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살려달라는 비명이 선명하게 들려왔다. 어둠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두 사람의 눈에 다른 이들이 보였다. 민속 공연 특정상 누군가와 함께하기 힘들 텐데, 이건 명백한 오류였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이 두 사람을 스쳐지나갔다. 

지나가는 이들의 표정에서 공포와 두려움을 보았다. 두 사람을 스쳐지나간 이들조차 비명을 지르며 어둠 속에서 콰득 찢어지고, 짓밟히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알 수 없는 소리에 긴장한 두 사람의 앞에 나타난 건 부채를 든 한 여인이었다.

족두리를 착용하고서 양손으로 부채를 쥔 채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삐이익, 이명처럼 울리는 소리까지 더해지자, 인상이 절로 찡그려진다. 군악에 맞춰 부채를 쥐고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던 여인이 분산하듯 넓게 퍼진다.

여인들이 갈라지자, 군의관 의상을 입은 사내들이 나타나 매서운 얼굴로 두 사람을 노려보며 박자에 맞춰 무거운 발걸음을 움직여 둘에게로 다가왔다. 잔뜩 긴장한 두 사람은

 

 

→ 가만히 있는다.

    움직인다.

 

 

가만히 있는 게 답이라는 듯 군의관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고정되었다.

매섭게 노려보는 눈빛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1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군의관이 나오자, 어둠 속에서 굉음이 크게 들려왔다. 귀가 찢어질 정도로 큰 굉음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 크아아악!! "

" 크어엉! "

 

 

괴이할 정도로 빨간 탈, 전신을 덮은 적갈색 털, 사족 보행하는 다리.

가장 먼저 나타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수의 존재. 그 뒤를 이어 이족보행을 하지만, 괴상할 정도로 큰 얼굴탈과 4개의 눈, 턱 아래부터 아랫배까지 이어지는 붉은 털, 전신을 덮은 하얀 털.

그들은 소름이 돋는 괴음을 내지르며 다각 다각 이상한 소리가 날 정도로 고개를 꺾어댔다.

그 움직임은 절대 인간의 것이 아니었고, 동물의 것도 아니었다. 그 존재가 주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공포는 아무리 단련된 이라도 버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마주보며 덩실덩실, 춤을 추는 듯하던 그들이 동시에 딱 끊어지는 절도의 움직임으로 두 사람을 본다.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두 사람을 향해 그것의 탈이 빠르게 움직인다.

마치 두 사람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재빠르게 움직이더니 그들의 전신이 꿀렁거리기 시작한다.

 

 

" 사, 살ㄹ... 살려... 주세요... "

" 아... 아아... 어, 엄므아... 음마... "

 

 

중추신경을 타고 올라오는 소름, 피부에 달라붙어 오는 습한 온도, 시각적으로 이게 현실인지 믿을 수 없는 광경.

그것들이 전신을 꿀렁거리더니 입안에서 사람의 뼈로 보이는 하얀 조각이 달그락거리며 쏟아졌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먹은 것인지, 숫자로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그와 동시에 입 안쪽에서 사람의 소리가 들려오니 기괴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둥둥, 삐이이, 징징. 다양한 악기들이 곡조를 이루고, 부채를 든 여인들은 입이 찢어지도록 웃으며 멈추는 방법 따위 모른다는 듯이 계속 돌고 있다. 군의관들은 곡조에 맞춰 발을 쿵쿵 굴리며 분위기를 압도적으로 만들었다.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 부채를 든 여인과는 전혀 다른 여인들이 북 세 개를 치며 기이학적으로 몸을 꺾어댄다.

 

두 사람은

 

→ 주춤 물러난다.

     도망친다.

 

두 사람의 머리 위로 하얀 탈이 떠오른다.

새하얀 얼굴, 굳게 닫힌 눈. 사람의 키보다 훨 큰 높이에 둥둥 떠 있는 얼굴. 

 

둘 중 먼저 고개를 돌리는 사람은

 

 

→ 이자헌

     이 연

 

 

소원풍등에서 부상을 입은 두 사람이 그리 쉽게 움직일 수 없었으나, 그 존재를 보자마자 움직여야만 했다.

움직이지 않으면 괴생명체의 날개에 짓눌릴 수도 있었기 때문에. 급하게 피했지만, 전부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검은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얼굴 아래로 기다란 목과 몸짓보다 더 큰 날개, 뼈대만 남아있는 몸.

그것은 두 사람을 지나가면서 잠깐 시선을 주었다.

그 시선이 흠칫하게 할 정도로 소름 돋았다. 날개만 스쳤을 뿐인데 뼈마디가 아리고, 속이 울렁거렸으며 호흡조차 쉽지 않았다. 답답하고 속이 뒤집어진다는 게 이런 느낌이라는 걸 안겨주었다.

풍악에 맞춰 부채를 든 여인, 북을 치는 여인, 날카로운 군의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이들.

그 순간 둘 중 

 

 

→ 이자헌이 움직인다.

→ 이 연이 움직인다.

 

 

저들끼리 놀이를 즐기더니 움직임에 모두의 고개가 일제히 돌아가면서 시선이 두 사람에게 꽂혔다.

휘영청 몸을 흔들며 놀던 이들이 동시에 움직임을 멈추었다. 시선만 온전히 둘에게 멈춘 채 움직임이 없는 존재들은 흉흉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노려봤다.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긴장되는 순간.

잠깐의 정적이 마치 몇 년의 시간처럼 느껴지고, 갈라진 두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어느샌가 주변에서 울리던 풍악도 멈춘 상태였다. 그 순간 군의관이 들고 있던 창으로 바닥을 치며 쿵쿵 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북을 치던 여인들이 둥둥 북을 울리고, 부채를 든 여인들의 웃는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지더니 들고 있던 부채를 휘둘렀다. 한지로 만들어진 줄 알았던 부채에서 날카로운 물체가 날아와 두 사람의 얼굴을 그었다.

그게 시작이었던 모양인지 괴이들이 소란을 피우며 몸체를 흔들어 꿈틀거렸다.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끼이에에엑

 

두 사람은 

 

 

→ 도망친다

     움직임을 멈춘다

 

 

두 사람이 도망치기 시작하자 괴이들이 한 번에 죽일 듯이 달려들었다.

발걸음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괴이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는 듯이 움직이는 것 같다가도 감히 사람이 쫓아올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달려 두 사람을 쫓았다.

개중에 날개를 가진 괴이는 높이 날아오르고, 땅에서 달리던 두 괴이는 두 사람의 길을 막았다.

두 사람은 장비를 꺼내 전투태세를 취한다. 묘한 긴장감 속에서 가장 먼저 달려든 존재는 적갈색 털을 가진 북청사자였다. 다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달려들던 북청사자는 이연에게 달려들었다.

 

 

→ 회피한다.

     막는다.

 

 

회피했기에 작은 부상으로 끝낼 수 있었다.

만약 막았더라면 작은 부상은커녕 그대로 허리가 두 동강 나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속도였다. 이연은 베인 옆구리를 쥐고 경계한다. 이자헌이 무력으로 상대하려고 했으나, 또 다른 괴이의 털이 길게 늘어지더니 이자헌의 양팔을 붙잡는다.

이자헌이 풀려고 발버둥 쳐도 풀리지 않는다.

이연이 이자헌의 팔을 붙잡은 털을 떼어내려고 하지만, 다른 괴이가 다가와 이연의 팔을 물고서 달리기 시작한다. 이연은 매달린 채 이자헌과 떨어진다. 괴이가 이연을 물고 바닥에 질질 끌면서 이자헌의 주변을 빙글빙글 돈다.

이연의 어깨가 빠져버리고, 물린 흔적으로 인해 피가 흥건하게 흐른다. 

도는 걸 멈추던 괴이가 고개를 기이하게 꺾어대며 이연을 흔든다. 마치 개가 제 몸을 털어내는 흉내에 이연이 버티려고 하지만, 속수무책으로 흔들린다. 결국 관성력으로 인해 이연의 몸이 떨어져 나간다.

이연이 정신 차렸을 땐 팔이 물어뜯겨 나간 상태였다. 괴이의 입가엔 피가 흥건하다 못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다각.

 

이연의 팔을 물어뜯은 존재가 다각거리며 고개를 흔든다. 마치 쉽게 물어뜯긴 그녀를 향해 비웃기라도 하는 듯. 

이자헌을 붙잡고 있던 괴이는 불편한 듯 고개를 꺾더니 이연의 팔을 물어뜯는 괴이에게 머리를 들이박는다. 하지만 괴이는 다각거리는 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날고 있던 인면조가 내려오고, 날개를 접더니 바닥에 떨어진 이연의 팔을 콕콕 쪼아대며 먹기 시작한다.

괴이들은 저들끼리 싸우다가 이자헌이 움직이자, 그의 팔을 붙잡은 털을 조여내며 우드득, 팔을 부러트린다. 털에 힘이 풀리자, 이자헌의 몸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괴이들이 털로 이연과 이자헌을 묶더니 이리저리 흔들며 무언가에 부딪히게 했다.

두 사람의 사지가 부서지고, 숨이 미약해질 때가 되어서야 괴이들이 두 사람을 놓아주었다. 인면조가 두 사람에게로 다가오더니 고개를 가까이 내밀었다.

그때 두 사람은

 

 

→ 숨죽이고 가만히 있는다.

     장비를 쥐고 공격한다.

 

 

이후 괴이들이 물러난 뒤 처음으로 정신 차린 사람은

 

 

→ 이자헌

→ 이 연

 

 

정신을 차린 사람이 품에서 재생 물약을 꺼내 상대와 자신의 뜯겨지고 부서진 상처를 치료한다.


 

심각한 부상이 많은 탓에 소원 풍등에서 얻은 부상은 치료하지 못했다. 표지판 앞에 선 두 사람은 차례대로 '나랏말싸미','산신님, 산신님','양반가 이야기','기루의 여인','주리와 곤장','길거리 아이들'을 지나쳤다.

6번을 넘긴 탓에 '봉산탈춤'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진다.

 

표지판 앞에 있는 두 사람의 곁으로 순식간에 탈을 쓴 사람들이 다가와 기웃거렸다. 하얀색의 긴 천을 휘적거리며 다리를 들썩댄 채 기웃거린다.
노장 가면이 뒷짐을 지고 나타나 큰 호통을 쳤다.
 
 
" 예끼!! 이놈들아! 예서 무얼 하고 있는 게냐! "
 
 
소무 탈과 팔목중 탈, 신장수, 취발이 등 다양한 가면들이 두 사람을 가리키며 한시도 발을 가만두지 않는다.
탈이 기괴할 정도로 꺾이며 으득거리는 소리를 낸다. 지켜보고 있던 팔목중이 동시에 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얼쑤! 추임새를 넣는다. 노장의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춤사위를 벌였다.
 
 
" 예까지 찾아와준 동지를 위해 춤이나 한판 벌이자꾸나! "
" 오냐~! "
 
 
두 사람을 가운데 두고서 8명의 탈꾼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정겨운 가락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빙글빙글 돌던 팔목중이 가까이 다가와 절단된 부위를 만진다. 허공에 흩날리던 하얀 천에 붉은 피가 물들기 시작한다.
그러자 절단되었던 신체 일부가 복구되었다. 
순식간에 통증이 사라지고, 피가 멎었으며 사라졌던 신체가 되살아나는 것에 신기하다는 듯 보고 있을 때였다. 도장판이 빛나더니 5번째 도장을 얻었다. 도장을 얻고 나니 탈무리들이 서서히 멀어지면서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사라진 노장 탈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 좋~은 날이로구나!! 마지막까지 힘내봄세! "
 


 
표지판 앞, 그들이 흘렸던 피 웅덩이가 여즉 남아있다.
두 사람은 표지판 앞에 서서 다음 트랙을 살폈다. 마지막인 만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살펴본다. 모두가 하나같이 제목과 전혀 연관이 없는 종종 있었기에 더 유의해야만 한다.
 
'얼씨구 절씨구','주막 이모!','포수 놀이','사또의 생일 잔치'를 지나 '판소리 굿'에 참여한다.
 
 
'판소리 굿'은 가장 마지막인 만큼 제일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가벼웠다.
중앙에 놓인 넓은 무대와 무대를 중심으로 반원 형태를 이루는 좌석. 그곳에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바로 몸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둥둥, 큰 북소리가 울리자 이젠 고개까지 강제적으로 무대를 보게 만들었다.
 
 
" 예까지 찾아와주신 손님들에게 매우 죄송하옵니다. 가장 먼저 춘향가를 부를 예정이옵니다만... 함께 춤춰줄 이가 없습니다. 서럽네요. 손님들께서 제 장단에 맞춰 춤춰주시겠습니까? "
 
 
여인의 옥구슬 같은 목소리가 머릿속을 통해 들려온다.
바로 목전 앞에 두고 있음에도 카랑카랑하게 들리는 게 기괴스럽다. 여인의 요청에 두 사람은
 
 
→  <수락한다>
     <수락하지 않는다.>
 
수락함과 동시에 두 사람의 몸이 강제적으로 움직인다. 
무대 중앙에 오르자, 둥둥 울리는 북소리에 맞춰 몸이 절로 움직였다. 두 사람의 춤사위가 시작되자, 여인이 판소리를 울리기 시작한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히, 내 사랑이로다. 아마도 내 사랑아.
네가 무엇을 먹으려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 
강릉 백청을 다르르 부어 씨는 발라버리고 붉은 점 움푹 떠 반간 진수로 먹으려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려느냐, 당동지지루지 하니 외 가지 단참외 먹으려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저리 가거라, 뒤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춘향가 사랑가가 울려 퍼지자, 마치 두 사람은 자신들이 몽룡과 춘향이라도 된 듯 몸을 움직인다. 
판소리만 2시간을 듣고 나서야 두 사람이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눈에 여인이 부드럽게 웃으며 감사함을 전하고 있었다. 
마지막 도장이 찍히고, 도장판이 한 방향으로만 날아가 버렸다.
두 사람이 그 방향으로 걸어가니 처음 도착했을 때, 뒤에 있던 문이 환하게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