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희영 앞.
오늘이 떠나는 날이라, 혹여나 싶은 마음에 다시 서신을 보내보오.
본디 이런 성격이 아님을 그대가 잘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것도 처음이거니와 그 여행을 그대와 함께 할 수도 있다는 욕심에 설렘이 앞서는 것이오.
그러니 부디 이 서신을 포함한 그대에게 보낸 서신들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소.
그럼에도 그대가 부담스럽다면, 내가 보낸 서신들을 과감히 태우시오.
아무리 사내라고 한들, 물러나야할 때를 알아야 하는 법이겠지. 그대가 나와 세상을 떠도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강요하지 않겠소.
나에게는 그대의 의견이 더 중하오.
나의 오랜 친우이자, 친애하는 동반자여.
서신에 굳이 답을 주지 않아도 괜찮소. 나는 항구에서 그대를 기다릴 테니, 그대가 모습을 보임으로서 서신의 답을 주길 바라오.
항구에는 왜나라로 떠나는 배가 술시까지 있다고 하오.
그러니, 나는 그대를 술시까지만 기다릴 테니 그 시간 안으로만 와주시오. 오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나 홀로 떠나겠소.
내 서신에 시간대를 적지 않은 것 같아 급하게 붓을 잡은 것이기도 하오.
아직 여유가 있는 시간이니, 충분히 그대에게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겠지. 분명 우리가 떠나는 여행은 즐겁고, 알차며 얻는 것이 많을 시간일 것이오.
그대가 오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소.
기회가 된다면 항구에서 보길 바라지. 그대에게 복의 기운이 가득하길 바라네.
발신, 하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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