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차일드 타입

[ALL/장르캐/250426] うまい!

나비의 보관함 2025. 5. 6. 06:12

 

달그락, 달그락! 으음!

금발의 끝에 붉은색으로 물든 남성이 굵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도시락을 빠르게 먹고 있었다. 그의 위에 있는 벚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보기 좋게 흩날렸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빠르게 젓가락질하며 도시락 3개째 비우고 있을 뿐이었다.

 

 

, 맛있군! ”

“ ... ”

 

 

그런 그의 곁으로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어린 소년이 멍하니 도시락을 바라보았다.

그 소년의 배에서는 꼬르륵, 허기진 소리가 들려왔다. 도시락을 먹고 있던 렌고쿠는 어느새 자신의 옆자리까지 다가와 바라보고 있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고,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을 깬 건 소년의 배에서 흘러나오는 꼬르륵, 소리였다. 렌고쿠는 가만히 지켜보다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도시락을 건넸다.

소년은 받아도 될지 망설이고 있었다.

 

 

소년이여! 가마쿠 할멈의 도시락은 정말 맛있다네! ”

“ ... 정말... 먹어도 돼요? ”

!! 나와 함께 먹지 않겠나? 혼자 먹기엔 심심하니 말이지. ”

감사합니다! ”

 

 

바람에 벚꽃이 휘날리는 아래,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잡담 없이 식사에만 집중했다.

렌고쿠가 어느새 도시락을 5개째 비웠을 때, 그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있던 곳은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이었고,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어가고 있을 때였다.

산과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에, 오니가 나오기 딱 좋았다.

 

 

, 소년이여! 남은 도시락을 먹어주겠나? ”

? 먹어도 되는 건가요...? ”

그렇다! 난 일이 있어서 먹지 못할 것 같군! ”

감사합니다!! ”

하나 충고하자면,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도 곧장 마을로 가도록 해라! 소년! ”

? ”

출발이다! ”

 

 

렌고쿠는 자신의 곁에 남아있던 도시락을 보자기에 싸더니, 소년의 품에 안겨주었다.

소년은 렌고쿠의 행동에 어리둥절해하며 멀뚱히 보고 있었다. 멍하니 있는 소년의 등을 마을 쪽으로 밀어주며, 그는 달리라고 말했다.

소년의 발은 렌고쿠의 큰 소리에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그때, 소년의 등 뒤로 캉! 쇠가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릴 리 없는 소리에 소년은 달리던 발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불꽃이 휘날리며, 두려운 무언가와 싸우고 있는 렌고쿠가 보였다.

 

 

...! ”

오니여! 소년은 건드리지 못한다! ”

먹이! 먹이가 있어...!! 귀살대 따위...! ”소년! 달려라! ”

히익...!!! ”

 

 

소년은 흠칫 몸을 떨며 비틀거리다가 그대로 주저앉았다.

털썩,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는 탓에 도시락이 엎어졌다. 덜덜 떨고 있는 소년을 향해 오니가 이빨을 드러내며 사납게 소리 질렀다.

렌고쿠는 일륜도를 힘껏 휘두르며 소년을 향해 외쳤다.

그의 외침에 소년은 정신을 차리고, 엎어진 도시락을 챙겨 황급히 마을로 달려갔다. 소년의 뒤로 캉, ! 계속해서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렌고쿠가 힐끔, 점점 멀어지는 소년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감히, 귀살대 따위가 나를 막아?! ”

! 막지 않으면 소년을 먹을 생각이지 않은가! ”

당연하지!! 내 먹이야! ”

그러니 나는 끝까지 막을 거다! 소년은 건드리지 못한다! ”

 

 

렌고쿠의 일륜도가 크게 횡을 그으며 오니의 몸을 가로질렀다.

오니는 자신의 몸이 반으로 갈라지자,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렌고쿠가 이번에는 사선으로 베었다.

그러자 오니는 점점 갈라지더니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 오늘도 한 생명을 구했군! ”

 

 

렌고쿠는 깔끔하게 일륜도를 검집 앞으로 넣으며 화사하게 웃었다.

불에 타오르는 듯한 망토가 그의 걸음마다 흔들렸다. 그는 완전히 오니가 사라진 걸 확인하고 나서야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발걸음은 마을로 향한 소년과는 정반대되는 방향이었다.

어두운 거리를 걸어가던 그는 품에서 나뭇잎 싸개를 꺼내더니 끈을 풀었다.

그의 손바닥 위에서 나뭇잎이 펼쳐지고, 그 안에서 주먹밥이 나왔다. 렌고쿠는 주먹밥 하나를 집어 들고 한입 크게 물었다. 우물거리며 어두운 거리를 걸었다.

 

 

까악! 까악! 임무 완료! ”

! 오늘도 수고 했다! ”

 

 

그는 자신의 곁으로 날아온 까마귀와 함께 유유히 어둠 속으로 걸어갔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