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차일드 타입

[IF/자캐/250420] 약육강식

나비의 보관함 2025. 5. 5. 08:15

 

커다란 굉음과 함께 평범하던 소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검은 덩어리가 점점 몸집을 불리며 커졌다. 성별조차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큰 덩어리였다.

높은 천장에 닿을 정도로 몸집을 키운 그것은 숨을 삼키더니 큰 괴성을 내질렀다.

마치 판타지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드래곤 피어와 맞먹는 공포였다. 그 괴성으로 인해 그녀의 맞은편에서 대적하고 있던 자들이 공포에 걸린 듯 몸을 굳혔다.

검은 그림자 위로 입꼬리가 올라가는 형상이 비추었다.

전혀 다른 형상이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마치 죄책감으로 인한 눈물이 주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괴성이 끝난 후, 그 그림자가 무어라 중얼거렸다.

 

 

[ ... 아으, 아악! 미안... ... ]

 

 

그르륵, 그르륵. 무언가 끓어오르는 듯한 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커다랗게 몸집을 부풀린 그것이 손을 들어 올리더니 맞은편에 있던 사람들을 향해 손톱을 휘둘렀다. 그것에게 이성이라는 것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우르릉, ! 웅장한 크기를 자랑하던 건축물들이 흔들리며 무너져 내렸다.

그녀였던 그것의 움직임 하나에 많은 것이 무너졌다. 하나, 둘 피하기만 하던 이들이 못마땅했던 모양인지, 그것의 머리 위에 있던 눈동자가 움직였다.

가운데 있던 눈동자가 반짝거리자, 피하기 급급하던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 크아악...!! ]

 

 

비명과 함께, 그들은 스턴에 걸린 듯 꼼짝도 못 했다.

그 틈을 타 그것이 검푸른색의 가시넝쿨을 부리며 상대를 붙잡았다. 꾸드득, 가시넝쿨이 사람들을 붙잡은 채 지상에서 떨어져 높이 치솟았다.

우드득, 가시넝쿨은 사정없이 사람들의 몸을 찌부러뜨렸다.

그들의 뼈는 사정없이 부서졌고, 넝쿨 사이로 흥건한 피가 흘러내렸다. 뚝뚝, 흘러내린 피가 넝쿨을 타고 바닥을 축축하게 적셨다.

누군가가 보기에도 기괴하고, 기이한 상황이었다.

 

눈앞에 목도한 공포와 두려움을 주는 존재에게 도저히 이길 방도가 생기질 않았다.

 

약육강식, 약한 자는 결국 강한 자에게 먹힐 뿐이다. 압도적인 존재의 앞에서 그들은 한낱 미물이 되었고, 전의를 상실한 듯 쥐고 있던 무기를 떨구었다.

이후로는 그녀의 무차별적인 폭력 앞에 생명의 불길이 사그라들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