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로즈 타입

[HL/드림/240807] 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비의 보관함 2025. 2. 9. 03:16



" 그거 아세요?? "

 

" 뭐가? "

 

" L 님이랑 R 님이랑 사귀나 봐요! "

 

" ...? 그 돈에 환장하는 녀석이 R랑? "

 

" 네~ "

 

" 장난이 심하네. "

 

 

 

 

 

L의 방에서 나오던 R의 모습을 봐버린 아르메가 다급하게 1층으로 내려와 말했다. 

 

1층에 있던 E와 r, l가 함께 식사하고 있었다. 아르메가 E의 옆에 자연스럽게 앉으며 조잘거렸다. 아르메의 말에 r가 코웃음을 쳤다. 테이블 위로 팔꿈치를 괴고서 포크를 살살 흔들며 아르메의 말을 비꼬았다. 

 

아르메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말이 맞다는 듯 당당하게 행동했다. 

 

그걸 듣고 있던 l가 아르메에게 장난을 치고 있다는 듯 말했다. 모두가 대화를 하고 있을 때 뒤늦게 2층에서 R와 L가 내려오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내려오는 게, 마치 아르메의 말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었다. 

 

 

 

 

 

" 진짠가...? "

 

" 좋은 아침이야, 모두들. "

 

" 어서 와, R. 오늘 퀘스트야. "

 

" 음... 몬스터 퇴치네? "

 

" 오늘은 모두가 함께 가게 될 거야. "

 

" 우선 밥 먹고 나서 준비할게. "

 

 

 

 

 

R가 내려와 E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E가 R에게 퀘스트 서류를 보여주었다. 서류를 살펴보던 R는 고개를 끄덕였다. 임무를 확인한 R는 아르메의 옆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R의 뒤를 따라오던 L는 l의 옆에 앉았다. 

 

동료와 함께 식사를 끝낸 뒤 다시 방으로 올라가 몬스터 퇴치하러 가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숙소 밖으로 나오자 먼저 준비를 마친 동료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 이제 갈까? "

 

" 응! 가자! "

 

 

 

 

 

퀘스트 속 내용은 최근 숲에 몬스터가 자주 출몰하니 퇴치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목적지인 숲에 도착하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몬스터가 나타났다. 짐승 형태의 몬스터가 흥분한 듯 침을 줄줄 흘리며 뻘건 눈을 빛냈다. E가 검을 꺼내 들며 외쳤다. 

 

 

 

 

 

" 모두 준비!! "

 

 

 

 

 

E의 호령에 모두가 무기를 꺼내 들었다. 

 

r는 활과 화살을, 아르메는 지팡이를, l는 단검을, L는 쌍총을 들었고 R는 옷깃을 펼쳤다. 각자의 무기를 들고서 급습한 몬스터를 처치하기 시작했다. 

 

꽤 강했던 모양인지 한 방에 쓰러지진 않았다. 

 

한 마리를 겨우 쓰러트리고 나니 연달아 두세 마리가 튀어나왔다. 잠깐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몰아붙여 오는 몬스터를 퇴치해야만 했다. 다치기라도 하면 약을 마시며 치료를 하고 전투를 이어갔다. 

 

몬스터와의 전투로 인해 R가 몇 번이나 위험할 뻔했다.

 

 

 

 

 

" R! 숙여! "

 

" 으앗?! "

 

" 조심해, R. "

 

 

 

 

 

작은 몬스터가 R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걸 미처 피하지 못했던 R였다. 

 

후방에서 견제만 하던 L가 R의 위급 상황에 바로 총을 쐈다. L의 갑작스러운 오더에 놀란 R가 허리를 훅 숙였고, 그 사이 R의 위로 총알이 지나갔다. 

 

같이 전방에 있는 E가 쓰러진 R에게 손을 내밀었다. 

 

E의 손을 잡아 부축을 받으며 일어난 R가 옷깃을 휘둘러 몬스터를 공격했다. 그러자 몬스터가 비틀거리더니 쓰러졌다. R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쓰러진 몬스터를 보았다. 

 

 

 

 

 

" R 님! 괘, 괜찮으세요?! "

 

" 으응... 고마워, 아르메... "

 

" 하... "

 

 

 

 

 

전투가 겨우 끝나고 나서 아르메가 R를 향해 달려왔다. 

 

지팡이를 양손으로 쥔 아르메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걸 확인한 R는 아르메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뒤쪽에 있던 L는 R가 안전한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변에 있던 동료들이 L의 행동에 의아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의심의 불꽃을 키운 건 아침에 아르메이긴 했으나 가만히 있었더라면 얌전히 꺼졌을 불티였다. 하지만 R와 L가 함께 내려오던 상황, 돈이 아니면 사람을 구하지 않을 것 같은 L가 R를 구한 상황들이 불씨를 키웠다. 

 

의심의 불꽃이 한 번 일렁이기 시작하니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 일단 이쯤에서 진지를 펼칠까? "

 

" 음... 여기가 좋을 것 같네. 나름 평지고, 주변에 막을 수 있는 나무도 많고. "

 

" 하... 대체 무슨 일이래? 몬스터들이 미치기라도 했나... "

 

" ... 숲이 이상하게 울고 있긴 해요. "

 

 

 

 

 

전투를 끝낸 모두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E가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그러자 R가 주변을 살펴보다가 조금 더 안쪽에 있는 평지에 가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쉴 곳을 정하니 l가 가장 먼저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구시렁거렸다. 

 

r가 나무 위로 올라가더니 귀를 쫑긋거리며 눈을 감았다. 

 

무언가의 소리를 듣는 듯 말했다. R는 주변에서 부서졌거나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 들고 와 모닥불을 켰다. 타닥타닥, 나뭇가지가 타들어 가는 소리가 조용한 숲속에 울려 퍼졌다. 

 

식사 준비까지 하고 나니 어느새 시간은 저녁이 되어가고 있었다. 

 

 

 

 

 

" 불침범은 우선 나와 r가 먼저 할게. 다음으로 아르메와 R가 해. "

 

" 네, 그다음은? "

 

" 그다음은 l랑 L가 해. "

 

" 그래. "

 

 

 

 

 

식사를 끝낸 뒤 불침번을 정할 시간이 되었다. 

 

E가 불침번의 순서를 정하더니 모닥불 앞에 앉았다. 첫 번째로 E와 r가, 두 번째로 아르메와 R가, 마지막으로 l와 L가 하게 되었다. 

 

이번 퀘스트는 어딘가 이상하다는 판단이 들어 내일 아침까지 더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R는 다음 불침번을 위해 침낭을 깔고 누웠다. 산들거리는 바람과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 찌르르 울리는 풀벌레의 소리를 자장가 삼아 눈을 감다 보니 잠이 들었다. 

 

 

 

 

 

" R. R! 일어나. "

 

" 아... "

 

" ...아르메... 일어나라니까! "

 

" 으응... 5분만 더요~... "

 

 

 

 

 

E가 R를 깨웠고, r가 아르메를 깨웠다. 

 

바로 일어난 R와는 다르게 아르메는 웅얼거리며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R는 정신을 차리고서 비척거리며 일어나 모닥불 앞에 앉았다. 잠을 깨기 위해 가죽 물통에서 물을 마셨다. 

 

시원한 물을 마신 덕분인지 잠에서 확 깨어난 R는 r 대신 아르메를 깨웠다. 

 

E와 r는 침낭 안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R가 아르메를 앉혔고, 아직 잠에서 덜 깬 아르메는 비몽사몽인 상태로 휘청거리고 있었다. 

 

 

 

 

 

" 아르메, 오늘 아침에 본 건... "

 

" 으음... 네? "

 

" 말... 안 하셨던데... "

 

" 아... 그거, 말했는데... 다들 안 믿었어요... "

 

" 아 "

 

 

 

 

 

R는 아침부터 아르메에게 너무 고마워서 어떻게 고맙다고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아르메의 입을 통해서 듣고 나서는 괜히 고마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R는 이마를 짚고 있다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도 R와 아르메가 불침번을 설 때는 아무런 위험이 없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 불침번을 바꿀 시간이 되어 다음 타자를 깨울 시간이었다. 

 

R가 L를, 아르메가 l를 깨웠다. 두 사람을 전부 깨운 뒤 R와 아르메는 다시 잠들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는 아침이었다. L가 R를 깨웠고, R는 아침에 눈을 뜨자 L를 봐서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정리를 끝내고 가볍게 빵과 스프로 아침을 먹은 뒤 다시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

 

 

 

 

 

" 다들 바짝 긴장해. "

 

" 응. "

 

 

 

 

 

숲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짙은 어둠에 모두가 바짝 긴장했다. 

 

그러다 어제와는 다른 몬스터가 기습해 왔다. 앞서 걷고 있던 E와 R의 앞뒤로 두 마리, 후방에 걸어오고 있던 L와 아르메의 뒤로 한 마리가 나타났고 몬스터가 기습함과 동시에 E가 호령했다. 

 

모두가 동시에 무기를 들어 올리며 기습한 몬스터에 맞서기 시작했다. 

 

 

 

 

 

" l! 뒤에 엄호해! "

 

" 알았어! "

 

 

 

 

 

E가 뒤를 힐끗 보더니 L와 아르메가 고전을 하고 있는 모습에 l에게 명령했다. 

 

그녀의 명령에 l가 빠르게 뒤로 가서 L와 아르메를 도왔고, 빠르게 몬스터를 처치했다. L는 겨우 몬스터를 퇴치하고 난 다음 앞에서 싸우고 있는 R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몬스터가 R를 향해 팔을 치켜 올렸고, 휘두르려고 했다. 

 

L는 자신의 시선에 느리게 휘둘리는 팔에 빠르게 박차고 달려가 R의 몸을 끌어안고 몬스터를 향해 총을 쐈다. 모든 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R는 갑작스러운 상황 속에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이 L의 품속에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 하아... 하... "

 

" 루, L? "

 

" 어디, 어디 다치진 않았습니까? "

 

" 괜... 찮은데... 저기... "

 

 

 

 

 

R와 L가 시선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러는 동안 주변에 있던 동료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아무런 말도 내뱉지 못한 채 벙쪄선 두 사람을 볼 뿐이었다. 그 사이에 l와 r가 몬스터를 전부 해치웠다. 

 

L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던 것도 잠시 아까의 전투로 인해 R가 다쳤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무기가 옷깃이다 보니 주로 팔을 휘두르는데, 몬스터에게 공격을 하다가 역공에 당해 상처를 입은 것처럼 보였다. L는 인상을 찡그리며 R의 상처를 살폈다. 

 

 

 

 

 

" L, 나는 괜찮아. "

 

" 제가 안 괜찮습니다. "

 

" ... 맞아, R. 다쳤으면 치료를 해야지. "

 

" 아... 다들... "

 

 

 

 

 

R는 치료를 해야 한다는 E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다급하게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제야 주변의 시선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늦었겠지만, R와 동료들은 급하게 숙소가 있는 마을로 돌아갔다. 마을에 도착한 뒤 1층에서 R를 치료해 주며 E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 아까 보니까 L가 널 구하던데... "

 

" 으음... "

 

" 둘이 좋은 사이라는 거겠지? "

 

" 그... "

 

" 비밀이었다는 게 조금 서운하긴 하지만... 그 놈이 처신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 이해한다. "

 

" 네? E... "

 

" 두 사람을 축하하도록 하지. "

 

" 거 봐요. 제 말이 맞았잖아요! "

 

" 그렇네... 웬일로 아르메의 말이 맞았어. "

 

 

 

 

 

E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R에게 말을 걸었다. 

 

R는 괜히 동료들에게 비밀을 만들었다는 것에 미안했던 모양인지 눈치를 보고 있었다. 곁에 있어야 할 L는 치료를 위한 약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간 상태였다. 

 

E가 축하한다고 하자 아르메가 더 당당하게 굴었다. 

 

l와 r가 동시에 놀란 표정으로 R를 보며 중얼거렸다. R는 괜히 동료들에게 비밀로 했다가 들키는 바람에 부끄러워졌다. 조금이라도 빨리 L가 돌아오길 바랐다.